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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엔 북한대표부 찾아 ‘인권’ 얘기한 탈북민에 문전 박대한 北

2025-05-25 17:05 국제

 22일(현지시각) 탈북민 김은주 씨가 주유엔 북한 대표부를 찾아가자 북한 대표부 직원이 문을 닫는 모습.

탈북민 출신의 인권 운동가가 미국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아 항의 서한을 전달하자 북한 측이 이를 막아서며 문을 세게 닫는 등 문전 박대를 당했습니다.

22일(현지시각) 탈북민 김은주 씨가 미국 뉴욕을 방문해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았습니다. 북한 내 인권 유린 상황을 규탄하고 이를 시정할 것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 씨는 1999년 12세의 나이에 탈북했다가 중국에서 강제 송환돼 수용소에서 가혹한 대우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 씨가 자신을 ‘탈북자’라고 소개하자 북한 대표부 직원은 문을 닫으려 했고, 김 씨가 이를 막으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사람”이라고 말하자 북한 직원은 듣지 않은 채 문을 세게 닫았습니다. 결국 서한은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닫힌 문 앞에서 "여러분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북한 정권을 대변해 인권 유린에 가담한다면 언젠가 여러분도 역사의 심판대에 서게 될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이후 뉴욕 내 11개국 외국 유엔 대표부를 찾아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앞서 김 씨는 20일(현지시각) 유엔총회장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첫 고위급 회의에 초청을 받아 북한 인권의 실상을 고발했습니다. 김 씨는 "오늘날에도 젊은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돼 현대판 노예제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싸우는지, 왜 싸우는지도 모른 채 김정은 정권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고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당시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증언에 나선 탈북자들을 향해 '인간쓰레기'라고 욕설을 퍼부은 뒤 총회장을 빠져나갔습니다.

북한은 23일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유엔총회의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에 대해 "극악무도한 정치적 도발 행위"라고 비판하며 탈북자들을 향해 "한 줌도 못 되는 인간 오작품들"이라며 또 다시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뉴욕=조아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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