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빙하가 녹으면서 수천 년 전 미생물이 깨어나 인류를 위협한다." 

SF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얘기가 현실이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남극 빙하 속에서 미생물이 발견됐는데, 일부는 인체 감염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오은선 기자입니다.

[기자]
극단적 이상기후로 결국 녹아버린 빙하.

그 안에 묻혀 있던 고대 미생물이 깨어납니다.

[현장음]
"우리가 뭔가를 발견했어."

북극곰부터 사람들까지 차례차례 감염돼 좀비처럼 쓰러져 버립니다.

영화 속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극지연구소 연구팀이 남극 빙하에 길다란 기둥을 꽂고 시추 작업을 진행합니다.

[현장음]
"다시 한 번 밀어!"

꺼낸 빙하 샘플에 불빛을 비추고 길이를 재며 분석에 들어갑니다. 

채취 과정을 통해 빙하에서 깨어난 일부 미생물이 사람에게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팀은 서기 520~1980년에 형성된 빙하 층에서 27종 656개 균주의 미생물을 확보했습니다.  

대부분 무해했지만 9종 55개 균주는 성격이 달랐습니다. 

결핵균처럼 인체 세포에 달라붙고, 일부는 체온인 37도에서 적혈구를 파괴했습니다. 

면역력이 약하다면 위험할 수 있는 겁니다. 

[김민경 / 극지연구소 박사]
"굉장히 과거에 묻혀 있었던 미생물들 또한 인간에게까지 노출될 수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미생물 연구가 적은 남극 빙하에서 우리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수행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남극 미생물의 다양성과 잠재적 위험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뉴스 오은선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