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업계에서 만든 '사회공헌 재단'을 두고 '제3의 미르재단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한건설협회 주도로 건설회사들이 2000억 원을 출연키로 한 것인데, 전경련이 주도한 미르· K스포츠재단과 너무나 닮은 꼴입니다.
먼저, 신아람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8월 초 대형 건설사 8곳에 보낸 공문입니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건설업계 행정제재처분을 사면 받은데 대한 후속조치로 발표한
2천억 원대 사회공헌재단 출연을 독촉하는 내용.
그런데 '자정 실천'이란 표현이 무색하게 각각 150억 원씩 세부 출연 계획서를 작성해 '국토교통부 장관' 앞으로 보내 달라고 강조합니다.
이보다 한 달 전 김경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대형 건설사 CEO들을 서울의 한 호텔에 불러 모아 재단 출연을 독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과장이 하루 전 전화를 걸어와 '내일 오전 7시30분 간담회에 대표이사를 반드시 참석시키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전경련의 '미르· K스포츠재단'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입한 것처럼,
대한건설협회의 '사회공헌재단' 설립에 국토교통부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
다만,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는 개입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
"(국토부장관 수신 설정은) 많이 좀 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렇게 하면 좀 내지 않을까…"
국토교통부 관계자 역시 "재단 출연 약속을 한 건설사들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아람입니다.
영상취재: 이 철
영상편집: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