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로부터 공개적으로 탈당을 권유받은 초선 김상욱 의원이 지난 7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행위를 비판하던 맥락에서 나온 이 발언이 의원들을 부글부글하게 만든 '결정타'가 됐다는 후문입니다. 여당을 '전두환 추종 세력'에 빗댄 발언에 폭발한 겁니다.
국민의힘 상당수 의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고요. 김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찬성 1인 시위를 할 때도 "너무 한 거 아니냐" "민주당보다 더 하다"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당시엔 대통령의 계엄 행위는 잘못된 게 맞으니 의원들도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문제는 높은 비판 수위의 언론 인터뷰가 잦다는 점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7일 또 다른 방송 인터뷰에서 "보수의 가치를 훼손하고 가장 큰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은 윤석열"이라며 "빨리 제명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알음알음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김 의원에 대한 제재 내지는 '제명 조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습니다. 여러 차례 건의한 한 중진 의원은 "계속 당을 비판하는 행태를 내버려둘 수 없지 않냐"며 "차라리 107명으로 가는 게 맞다는 의견을 권 원내대표에게 수시로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친윤 의원은 "윤리위에 넘겨 제명 조치 해야 한다"고까지 했습니다.
어제(8일) 본회의장에서도 쌍특검법에 표결하러 가는 김 의원을 본 의원들의 건의는 계속됐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채널A에 "실제 많은 의원들이 불만을 표시했던 건 사실"이라며 "원내대표라면 대다수 의원들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이를 대표해서 말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죠.
당론 반대 투표를 한 다른 의원들도 있지만, 당에서 김 의원을 콕 찍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원내 고위관계자는 "의원들이 모여 당론을 정하는 의원총회에도 자주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자기 생각을 정리해야지 김 의원은 거의 대부분 의총에 불참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말했습니다.
친한계에선 반발했습니다. 중진 조경태 의원은 "북한 공산당도 아니고 자유 민주주의 정당인데 투표권을 보장해야지 당론에 반했다고 비난할 수 있느냐"며 "학교로 따지면 학폭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다른 친한계 의원도 "사실상 다른 친한계들 보라고 이러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탈당 권유 받은 김 의원, 어떤 심경이었을까요. 일단 권 원내대표에게는 탈당 거부 의사, 확실히 밝혔다고 합니다. 김 의원은 채널A와 통화에서 "나쁜 쪽으로 가고 있는 다수가 옳음을 추구하고 소수를 압박하고 쫓아낸다면 그건 마녀사냥"이라고 했습니다. 당은 탈당을 권유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거부한 상황.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 속에서 불편한 동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여상원 새 윤리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여 위원장은 당론에 반대해 움직이는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접수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