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꼬박꼬박 모은 월급 1억원을
사회에 기부한 60대 경비원이
자신이 일하던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기부금 가운데 천 만원은 해당 대학에
장학금으로 전달되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정부경 기자가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성대학교에 익명의 장학금
1천만원이 전달된 건 지난 7월.
11년째 이 대학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68살 김방락 할아버지가 기부자란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004년 공직을 떠나 경비원 생활을 시작한
김 할아버지는 10년간 모은 월급 1억원을
지난해 고스란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내놨습니다.
이 가운데 김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한성대에 기탁된 1천만원은
저소득층 학생 5명에게 전달됐습니다.
[김방락 / 한성대 경비원]
"나는 돈을 벌면 많은 기부는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일을 할 때까지는 사회에 조그마한 기부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김 할아버지에게 돌아온 건
차가운 해고 통보.
지난 10월
"대형 경비용역업체로 바꾸겠다"며
경비원 16명 전원에게
올해 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겁니다.
[전화 인터뷰: 한성대 관계자]
"경비 시스템을 전면 바꾸려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안타까운데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고령이다 보니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해야 할 연말,
김 할아버지는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방락 / 한성대 경비원]
"크리스마스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한테…."
채널A 뉴스, 정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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