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한 동물 아흔 여덟마리를 '안락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물권 단체 대표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박자은 기자입니다.
[기자]
동물 보호단체 케어 대표로 활동하며 동물 구조활동을 벌여온 박소연 씨.
동물 98마리를 안락사시켜 동물보호법을 어긴 혐의 등으로 4년 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동물을 보호할 공간과 치료비가 부족했다는 게 안락사 이유였습니다.
[박소연 / 전 케어 대표(2019년 구속영장심사)]
"제 한 몸 갇히는 것이 뭐가 그리 두렵겠습니까. 저는 20년 동물운동 하는 기간 동안 제 안위를 위해서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단체 내부에서도 후원금을 모으려고 안락사 사실을 감췄다는 폭로가 터져나왔습니다.
[박소연 사퇴 촉구 집회 (2019년)]
"안락사 사실을 숨기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 동물을 위하여 모금한다고 말을 하게 시킨 것을 규탄합니다."
1심 법원은 박 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수용 능력을 고려 않고 동물을 구조하다가 공간이 부족해지자 마취해 죽게했다"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하진 않았습니다.
박 전 대표는 "시민단체에 동물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소수 동물만 선별적으로 구조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소연 / 전 케어 대표]
"동물 보호에 대한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하고요. 대한민국 동물보호법이 여전히 미비하고…."
한편 박 씨 지시로 동물을 안락사시켰지만 이 사실을 내부고발한 케어 임원 A 씨는 공익신고자로 인정돼 형이 면제됐습니다.
채널A 뉴스 박자은입니다.
영상취재:추진엽
영상편집:오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