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기암괴석에 '바다남'이라고 쓴 낙서범은 60대 여성이었습니다.
바위 근처에서 남녀 속옷과 거울이 담긴 박스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붙잡힌 낙서범은 새해를 맞아 좋은 기운을 받으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배영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만5천여 그루 해송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지 대왕암공원입니다.
해안가 인근 바위에 바다남이라고 적은 낙서가 선명합니다.
누군가 수성 페인트로 적어놓은 겁니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이 발견해 신고했고, 관할 구청은 돌을 갈아내 낙서를 지웠습니다.
[대왕암공원 관계자]
"저도 깜짝 놀랐는데, 낮에 발견됐다고 하는데, 지나가면 보이는 장소입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 낙서가 된 바위 근처에서 스티로폼 박스를 발견했습니다.
내부엔 여성 속옷과 남성 속옷, 손거울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경찰은 물건 판매처를 수소문했고 신용카드 사용기록 조회 등을 통해 낙서범을 검거했습니다.
60대 여성 A씨였습니다.
새해를 맞아 가족의 액운을 막고, 집안 남자들이 좋은 기운을 받게 하려고 낙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연초에 액땜하는 것 있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했다고 합니다. 민간 신앙에 심취해 있는 사람입니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복궁 담벼락 같은 문화재 훼손과는 차이가 있는 만큼 경범죄 처벌법을 적용했습니다.
공원이나 유원지에서 바위에 글씨를 새기는 등 자연을 훼손하면 10만 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처분이 내려집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형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