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 정치부 이세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Q1. 야당 단독 감액안, 헌정 사상 처음이라는데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예산안 처리, 해마다 법정시한 넘기고 성탄절까지 늦어지긴 했지만 이렇게 야당이 단독으로 예결위에서 감액안을 처리한 건 처음입니다.
우선, 예산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부터 설명해볼게요.
매년 이맘때쯤을 '예산국회 시즌'이다 이렇게 얘기하죠.
정부가 9월초까지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면 국회가 심사를 합니다.
정부 예산안에서 깎을 건 깎는 감액, 늘릴건 늘리는 증액을 해서 정부로 보내면 정부가 그걸로 집행, 나라살림을 하는 겁니다.
지난해 떠올려보면, 총선 앞두고 여야 대치 진짜 심했거든요.
정부 예산안에서 4조2천억 깎고 3조9천억 늘려서, 결국은 3천억 깎인 예산안 여야가 합의해서 정부로 보낸거였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민주당이 여당과 합의 없이 4조 1천억을 깎은 예산안, 그냥 처리해버릴거야 하는겁니다.
Q2. 탄핵에 특검에, 계속 충돌하더니 예산도 그냥 넘어갈수가 없는거군요. 야당은 뭘 깎았나요?
민주당이 깎은 예산, 정치적 속내가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4조원 중 가장 큰 비중 차지하는 예비비, 민주당이 대통령 순방 같은 외교활동과 관련된 예산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었는데요. 또 우크라이나 공적개발원조 예산 뚝 잘랐고요.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던 동해가스전사업이나 의료개혁 일환인 전공의 복귀지원사업 자금 등, 정부의 핵심정책 보조하는 예산에도 칼을 댔습니다.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 특활비 등은 아예 0원으로 만들었는데 여당은 이걸 '이재명 대표 방탄' 이라고 의심하고 있고요.
줄곧 야당이 대통령 공세했던 포인트, 정쟁 포인트 예산들을 삭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3. 조금전 보니, 대통령실과 여당은 더 세게 나오던데요?
사실 여당은 허를 찔린 셈인데요.
설마 단독 감액안을 통과시키겠나, 예상치 못하다가 "4조 씩이나 깎을 줄은 몰랐다"고 당황하는 목소리도 나왔고요.
정부여당, 일단은 밀리지 않겠다는 건데요.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내일 처리할테면 처리해봐라, 적법한 방법으로 대응하겠다고" 엄포 놨고요.
대통령실은 "예산안 깎여서 민생, 치안, 외교 문제나 국민 피해 생기면, 민주당 책임이다" 이렇게 대응하더라고요.
야당의 예산 증액 꼼수 받아주지 않겠다는 취지지만, 정치적 해법 찾기보다는, 야당에 책임 떠넘기는 벼랑 끝 전술만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 나옵니다.
국민 혈세 예산두고 야당은 정부 손발 묶겠다, 여당은 그럼 한번 해봐라, 우린 증액 협상 안하겠다, 이렇게 치킨게임 할 건 아니라는 거죠.
Q4. 가장 궁금한거, 만약 감액안 처리되면 어떤 상황이 생기는건가요?
여야는 전혀 다르게 말하는데요.
검경 특활비 삭감 놓고 민주당은 "수사 못한단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국민의힘은 "그럼 법원 특활비는 왜 안 깎냐, 이재명 방탄하는거냐" 맞서고 있고요.
예비비에 대해서도 야당은 "과다책정된 예비비를 현실화해야한다" 하는 반면 여당은 "재해재난대응 예산이 1조나 깎였다"고 강조합니다.
Q5. 민주당은 강행처리 불사하겠다 하는데, 협상 여지는 없는 건가요?
변수는 있습니다.
내일 본회의에 민주당 단독 예산안이 상정되느냐는 우원식 국회의장 결단을 지켜봐야 하고요.
여야 합의하고와, 하고 돌려보낼수 있거든요.
여당은 민주당 내부의 반발을 노리고 있습니다.
삭감만 하느라, 지역구 의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역 예산 증액이 대거 빠져서 동요가 있을수도 있다는 거죠.
대표적인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화폐 예산도 마찬가지고요.
너죽고 나죽자, 이판사판 치킨게임 양상으로 오늘 충돌했지만 내일 여야 논의상황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이세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