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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현장 360]잠금장치 있으나 마나…‘방범 사각지대’

2025-02-01 19:30 사회

[앵커]
서울 시내에만 무려 5천 곳이 넘는 고시원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같이 살고 있지만 정작 방범 장치는 허술하고, 안전 관리 규정도 미흡해서 치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사건현장 360, 이혜주 기자입니다.

[기자]
출동한 경찰차가 급히 건물 앞에 섭니다.

전날 밤 이 건물 4층 고시원에 살던 40대 남성이 이웃 주민 20대 여성을 살해한 겁니다.

고백을 거절해 살해했다는 게 남성의 이유.

해당 고시원엔 출입문 밖 CCTV가 전부고 방문은 잠금 장치도 없습니다.

[사건 고시원 주민]
"경제 여건이 안 되니까 여기 사는 거고 그렇잖아요."

[인근 고시원 주민]
"섬뜩하죠. 같이 살 부대끼다 보면 별일이 많거든요."

고시원은 보증금도 없이 저렴한 가격에 지낼 수 있지만 열악한 요소가 많습니다.

이렇게 복도는 사람 두 명 겨우 지나갈 만큼 좁고요.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방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문 잠금장치나 CCTV 같은 방범 장치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범죄에 취약한 고시원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서울 시내 고시원 20곳을 둘러봤습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고시원 입구를 누구나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보안이 허술했습니다.

[A 고시원 관계자]
"(건전지를 다 빼놓는구나. 이거 원래 이렇게 잘 빼나요, 보통?) 자꾸 잠기니까 번호 알려줘야 하고 그러니까 귀찮아서…"

CCTV는 부착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출입문 바깥이나 복도 끝에만 위치해 사각지대도 쉽게 발생했습니다.

[현장음]
"지금 보여요? (안 보여요.) 보여요? (보여요.)"

방문이 일반 문고리로 돼 있어 열쇠로 안 잠그면 열리는 곳도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B 고시원 운영자]
"도어락을 설치하면 좋은데 그것도 또 돈이 많이 들어가잖아요. 굳이 뭐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남녀 방 분리라고 홍보하지만 제대로 나눠지지 않은 곳도 적지 않습니다.

한 여성 주민은 방 안쪽 잠금 장치를 매일 걸어놓고 생활합니다.

[C 고시원 여성 주민]
"(안 불안하세요? 괜찮으세요?) 잘 때는 안전하게 고리 잠그고 그렇게 자면 괜찮아요."

주거 빈곤층의 범죄 피해 경험은 세 가구 중 한 가구 꼴.

고시원 주거 규정에 따르면 범죄예방 기준에 '자연적인 감시 강화'란 추상적 권고만 적혀 있습니다.

[최은영 /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나의 공간을 누군가가 침범할 수 있는데, 범죄로 인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에 관련해서 제도적인 규제가 전혀 없다."

흉기 난동, 무단 침입 같은 각종 범죄에 노출된 고시원 주민들.

안전 규정 보완과 관리 감독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건현장 360 이혜주입니다.

PD: 엄태원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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