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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내 돈 들여 예비군 훈련?…왕복 150㎞ 출퇴근

2025-12-22 19:30 사회

[앵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예비군 훈련 한 번 받으러 산 넘고 물 건너야 한다면 이해가 되시겠습니까?

전국 예비군 훈련장이 줄어들면서 지방 예비군들이 실제 겪고 있는 일인데요.

현장카메라 배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군복을 꺼내 입은 예비역 병장 이철우 씨가 행군 배낭 꾸리듯 꼼꼼하게 짐을 챙깁니다.

[이철우 / 예비역]
"3박 4일 동안 훈련하려고 4일 동안 갈아입을 간편한 옷들 그런 거 챙기고…."

어머니께 인사 드리고 집을 나섭니다.

국방부가 2027년까지 전국 200여 곳의 예비군 훈련장을 40곳의 과학화 훈련장으로 통폐합하기로 하면서, 이 씨처럼 지방에 사는 예비군들은 왕복 100㎞ 이상을 출퇴근해야 합니다.

예비군 훈련을 위한 대장정에 따라 나서봤습니다.

[이철우 / 예비역]
"9시 전까지 안 오면 입소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니까 시간이 촉박한 것도 있고 그래서 미리 광양 친구 집에 가서 거기서 자고.화순에서 광주 광천 터미널까지 간 다음에 광양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친구집으로 가는 거죠."

훈련장 입소를 위해 꼭두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배차 시간을 놓치면 꼼짝없이 지각입니다.

버스에서 내린 뒤 마지막으로 산길까지 걸으면 드디어 훈련장입니다.

집에서부터 총 154km의 여정입니다.

[예비군 관계자]
"<(수송)버스 운행을 안 해서 화순에서 4일 동안 출퇴근을 해야 하는데 아홉시 안에 가는 게 좀 어려울 거 같은데…>"

"예비군님 저희한테 하셔도 하실 수 있는 건 사실 현실적으로 없고요."

첫 차를 타도 제 시간에 입소가 힘들어 이렇게 훈련장 인근에서 숙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정훈 / 예비역]
"여기서 간다 쳐도 시간 안에 가야 되잖아요. 그것 때문에 늦는 사람들도 실제로 봤었고 그래서 숙소를 잡거나 하죠."

이 예비군은 천안에서 세종까지 훈련장을 오갔는데, 기차표 사면 적자랍니다.

[현장음]
"교통비는 8천 원에서 1만 원 정도까지 거리에 따라 지급을 하는데요. 왕복으로 갔다 오면 적자가 나요. 제가 왜 손해를 보면서까지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장거리 예비군들을 위한 수송버스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각 지자체가 군부대를 지원하는 방식이라 연말이면 예산이 바닥납니다.

[화순군청]
"저희도 이번에는 꼭 무조건 운영을 하라고 (군부대에) 요구를 하겠습니다."

[천안시청]
"민원이 속출해서 예산 항목을 변경해서 버스 수송 예산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국방부는 상황에 따라 훈련장 입소 시간 조정을 허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음]
"예산이 왜 부족한 거냐 이 나라는 돈을 쓰기도 아까운 거냐 군인들한테 이러면서 화를 내기도 했었는데…"

현장카메라 배준석입니다.

PD: 장동하
AD: 진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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