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권력형 성폭력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는데요,

정작 피해자인 여성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현백 / 여성가족부 장관 (어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신속한 조사와 엄중한 법적 조치를 시행하겠습니다."

권력형 성폭력의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우선 법정 하한선을 10년으로 두 배로 올리고 벌금도 3배 이상 높였습니다, 공소시효도 3년 늘였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전현경 / 서울 종로구]
"사건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 입장에서 어떻게 해주겠다는 건 구체적으로 나온 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입증이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실제 성폭력 피해자 중에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2%도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증거가 부족해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송란희 /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신고 비율이 낮은데) 형량이나 공소시효를 늘리겠다는 대책은 사법기관에 부담만 줄 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렵다…"

피해자 중심의 대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천정아 / 법무법인 소헌 변호사]
"성희롱 피해자, 언어적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들은 여성가족부 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아니거든요."

정부는 성희롱 가해자를 징계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합니다.

채널A 뉴스 정지영입니다.

jjy2011@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