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축구장 170개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강릉 산불 이후, 이번 여름엔 비가 많이 올 걸로 예고돼 산사태 걱정에 긴급 벌채까지 결정됐습니다 .
강경모 기자가 산불 피해를 입었던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 4월 11일 8시간 만에 산림 121ha를 집어삼킨 강릉 산불.
산에서 더이상 초록 빛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많은 비가 예보된 여름이 다가올수록 이젠 산사태 걱정이 앞서는 상황.
커지는 불안감에 당장 경포대 주변 산불 피해지부터 긴급 벌채를 결정했습니다.
[강릉시청 관계자]
"(주민들도 우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하죠.) 네 그렇죠. 벌채 사업은 6월 말쯤 산림청에서 예산이 내려오면 바로 발주할 예정입니다."
언제쯤 보금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가늠조차 힘듭니다.
폭격 맞은 전쟁터를 연상케 했던 펜션 마을도, 복구는커녕 겨우 임시 거주 시설만 들여놨습니다.
[최영주 / 이재민]
"다 이렇게 흙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좀 위험한 것도 있고 먼지도 많이 날리고."
산불 당시 불에 탄 건물입니다.
두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뼈대만 남은 채로 방치돼 있습니다.
정해진 거처없이 아직 모텔만 전전하는 이재민들도 많습니다.
[안회근 / 이재민]
"잿더미가 돼서 없어졌어요. 갈 데가 없으니까 그런 얘기는 했어요. 텐트 들고 시청으로 가겠다."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을 끊으며 불이 시작됐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지만 시시비비를 가리는게 더 복잡해졌습니다.
[최양훈 / 강릉산불비상대책위원장]
"발화 지점이 단선이기 때문에 한전의 사과와 피해보상이 있어야 됩니다. (손해배상)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한국전력은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단선 보다는 강풍이라는 자연 현상에 방점을 두는 상황.
긴 법정 공방이 예상됩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김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