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마지막 판자촌인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들이 마을 입구에 망루를 설치하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어제(23일) 오후 5시쯤 5층 높이의 철제구조물(망루)을 설치하고 거주사실확인서 발급과 재개발에 따른 토지 매입권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주민 10여 명은 철제구조물 꼭대기에 텐트를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경찰 병력이 출동해 한 때 마을주민들과 대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70대 여성 주민이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자정쯤엔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현장을 찾아 상황을 보고받기도 했습니다.
유귀범 구룡마을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은 "마을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며 주민들은 쫓겨날 판인데, 구청은 거주사실확인서 발급 요청에도 감감무소식"이라며 "36년간 거주하다 쫓겨나게 된 주민들이 생사를 걸고 투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망루라도 만들지 않으면 그 누구도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