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더위에 에어컨도 못 틀고, 엘리베이터 안 되고, 냉장고도 쓸 수 없다면? 공포, 그 자체일 것 같은데요.

실제로 어제부터 정전으로 모두 끊긴 채 찜통 더위와 싸운 아파트 주민들을 임종민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냉동실에 있던 아이스크림이 모두 녹아 물컹물컹합니다.

리모콘을 눌러봐도 에어컨은 켜지지 않고, 선풍기도 돌릴 수 없기는 마찬가지. 

정전으로 전기 공급이 끊긴 겁니다.

창문을 모두 열고 연신 부채질을 하지만 찜통 더위를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어젯밤 9시쯤 600여 가구가 사는 고양시 아파트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오늘 오후까지도 일부 세대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병만 / 아파트 주민]
"물은 나오니까 세수는 했는데, 더우니까 좀 답답하고 아주 힘드네요."

냉장고에 둔 음식이 상할까봐 얼음을 사다가 채워보기도 합니다. 

정전이 된 지 16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데요. 

엘리베이터도 멈추면서 주민들은 15층까지 계단으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허유찬 / 아파트 주민]
"13층까지 걸어가야 돼요 계단 타고. 너무 힘드네요."

지난 밤에도 주민 상당수가 열대야에 잠을 못이루고 무인카페와 편의점 등에서 뜬눈으로 밤을 보냈습니다.

[아파트 주민]
"왔다 갔다 하는데 잠은 못 자서."

[홍순석 / 아파트 주민]
"그냥 밖에서 노숙자 같이 있었죠."

한국전력은 아파트 전력 사용량이 급증해 변압기가 고장나면서 정전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임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추진엽, 홍웅택
영상편집 :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