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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지갑 탈탈 터는 ‘만병통치약’ 사기 [심층취재 ‘추적’]

2025-09-11 19:44 사회

[앵커]
심층취재, 오늘 추적은 부모님이 정체불명 물건을 수백만 원을 주고 사온다는 자녀의 제보에서 시작됐습니다.

세포를 살려준다는 마시지기부터 치매를 막아주는 제품까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어르신들 지갑을 터는 불법 상술.

그 민낯을 배준석 기자가 추적합니다.

[기자]
이 말을 누가 믿을까 싶으십니까?

[현장음]
"이거 코에다가 이렇게 끼잖아요. 그러면 심혈관, 뇌혈관, 그 다음에 피 깨끗하게 해줘. 이게 30분동안 피를 10번을 세척해요. 가격은 198만 원."

하지만 가게 입구는 노인들로 문전성시.

2층 가게까지 기어오르기도 합니다.

업체가 파는 기계를 코에 꼽고 경청합니다.

저도 곁에서 함께 해봤습니다.

[현장음]
"저기 엄마가 마비가 됐었는데 3시간 반 만에 풀렸어요!(박수소리) 이 레이저는 사람을 살리는 제품으로 선정이 됐기 때문에."

치매 노인 영상을 상영한 뒤 구매를 자극합니다.

[현장음]
"보호자분이 어머니 치다꺼리 다 하고 사는 게 나아? 200만 원 아끼고 저거 치다꺼리 다 하고 사는 게 나아? 이게 돈이야? 생각을 해 봐요."

[노인]
"<어머니도 이거 사셨어요?> 그럼 일주일 만에 샀어."

정부기관이 검증했다는 효능.

[현장음]
"식약처에서 검증이 된 겁니다. 그래서 안전한 거예요."

진짜일까요?

[식약처 관계자]
"(피 세척 효능 같은) 그런 사항은 없었습니다. 허가 받았던 내용의 허가증 상에도 없었습니다."

의료기기 등록도 안 됐는데 만병통치약처럼 파는 곳도 있습니다.

[현장음]
"<이게 뭐예요?> 빛이 몸속에 들어가야 염증을 제거해 주지 세포를 살려주고…세포를 1분에 2천번 씩 흔들어 주고 운동시켜줘."

세포를 되살리는 마사지기에 이어, 액상제품도 등장합니다.

[현장음]
"머리에다 뿌려가지고 6개월 쓰니까 어떤 할아버지가 치매인데, 치매가 조금 좋아졌어요. 이게 죽은 사람은 못 살려도 산 사람 세 번 다 살린대."

"<가격이 어떻게 돼요?> (마사지기) 카드로 하면 45만 원, 얘(액상제품)는 한 박스에 13만 2천원. 이 제품은 다 나라에서 인정받은 거거든."

하지만 액상제품 겉면엔 화장품이란 표기가 선명합니다.

의학적 효능 검증이 안 된 겁니다.

세포 되살리는 마사지기는 아예 식약처로 들고가봤습니다.

[조정진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관리과]
"의료기기가 아니고 공산품인 걸로 보입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이런 제품의 오인·과대 광고에 현혹되지 마시고…"

문제는 이 업체에선 불법 의료행위 정황도 포착됐다는 겁니다.

[제보자 / 피해 어르신 가족]
"거기서 심장에 열을 빼주려고 손바닥을 이제 쨌다는 거예요. 그곳에서 손을 따고 이 시술로 비용을 몇십만 원을…"

[현장음]
"<(심장이 안 좋으면) 보통 뭐 해주시는 게 있어요?> 심장이 아프면 손을 따면 괜찮아요. 심장을 이렇게 해서 몰아내 그래가지고…"

추적팀은 취재진인 걸 밝히고 다시 업체를 찾았습니다.

[현장음]
"장사하면서 장사하는 자기 애비도 속인다 하는데, 장사하면서 좀 물건 팔라고 하면 조금 더 심한 소리도 할 수가 있지."

[현장음]
"이거 보세요! 본사에 전화하시라고요! <허위 과장 광고에 해당되는…> 내가 그렇게 얘기한 적 없다고! (취재) 목적이 뭐 돈 뜯으려고 그러는 거에요?"

식약처는 관할 지자체에 이 업체들 점검을 지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심층취재 '추적' 배준석입니다.

PD: 윤순용
AD: 최승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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