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채널A단독]‘인권’ 외치면서…불 꺼진 인권센터

2017-09-28 19:33 뉴스A

고 김근태 의원이 고문기술자 이근안에게 참혹하게 고문당한 곳, 책상을 탁 치니 대학생 박종철이 억 하고 죽었다는 바로 그 장소.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입니다.

지금은 인권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경찰청에서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인권센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령건물처럼 운영되고 있어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수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시관은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합니다.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아예 전등까지 꺼 둔 겁니다.

전시실 문이 굳게 잠겨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나마 개방된 전시실에는 당시 기사를 짜깁기한 자료와 함께 '박종철 열사 유품'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인권센터 관계자]
"(오후 4시인데 오늘은 저밖에 안 온 거 아니에요?) 오늘은 그러네. 오늘은 손님이 없어요."

경찰은 군부독재 시절 악명 높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지난 2005년부터 인권센터로 바꾸고, 인권 친화적인 경찰의 상징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인권센터를 찾은 하루 평균 관람객 수는 15명에 불과합니다. 또 지난 1년간 인권센터에 접수된 인권 침해 신고는 하루에 1건도 채 되지 않습니다.

경찰청은 이곳 인권센터에 올해에만 4억에서 5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습니다. 여기에 전담으로 배치된 경찰청 소속 직원 15명의 인건비를 포함할 경우 운영예산은 훨씬 늘어납니다.

[박성중 / 자유한국당 의원]
"홈페이지 하나 제대로 없습니다. 진짜 보여주기식인 탁상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권센터 측은 "예산 대부분을 시설 유지하는데 쓰고 있다"며 오히려 예산 부족을 탓했습니다.

'인권 경찰'이라는 구호만 내세울 게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시설부터 내실있게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황수현입니다.

황수현 기자 soohyun87@donga.com
취재기자 : 이승훈
영상편집 : 민병석
[채널A 뉴스] 구독하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