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시세보다 싼 값에 공급하는 임대주택, 5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돼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갔더니, 집은 온통 이렇게 검은 곰팡이 투성이었습니다.
이 집에 당장 입주자를 들이기는 어렵다 보고했는데도 모집을 강행했습니다.
제보가 뉴스다.
김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은 지 30년 된 다세대 빌라.
SH공사는 이 집 한 채를 2003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해왔습니다.
20대 박 모 씨는 지난 16일 이 집 입주자로 선정됐습니다.
청년임대주택을 기다리다 6개월 이상 거주자가 없었던 장기 미임대 주택에 입주를 신청했는데 당첨된 겁니다.
현재 보증금 3천만 원에 월세 40만 원을 내고 살고 있는데, 임대로 오면 보증금 385만 원에, 월세 3만 2천 원으로 부담은 10분의 1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사전점검 기간설레는 마음을 안고 찾은 집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천장은 불에 탄 것처럼 검은 곰팡이로 온통 뒤덮여 있고 벽은 손가락으로 쓸자 검은 곰팡이가 묻어 날 정도입니다.
[박모 씨 / 제보자]
"곰팡이나 냄새나 진짜 충격이었어요. 밤마다 뭔가 악몽을 꿀 것 같다."
SH공사 측은 윗집에서 물이 샜기 때문이라고 해명합니다.
[SH 관계자]
"일단 저희가 고객님한테 드릴 말씀은 그냥 죄송하다는 얘기밖에 없고요. 근데 윗집 누수를 저희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잖아요."
문제는 SH가 사전에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현장을 점검한 근무자들이 주택에 곰팡이가 생겼으니 입주자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고 보고했지만, 그대로 강행한 겁니다.
[SH 관계자]
"저희가 5월에 보고 컨디션이 안 좋아서 여기는 공급을 안 해야 했는데, 전산 오류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SH공사는 하자 보수는 해줄 수 있지만, 집 교체는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피해자가 청약 자체를 포기할 수 있지만, 재당첨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5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임대주택에 당첨됐지만, 기쁨도 잠시 속병만 앓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우입니다.
영상취재 : 박연수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