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푹 꺼진 거 보이시죠.
5년 전 충남 당진 부곡공단의 모습입니다.
한국전력이 공사하면서 지하수를 과도하게 빼냈다가 이렇게 됐는데요.
5년이나 지났는데, 이제는 복구되지 않았을까요?
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는데 아니었습니다.
[기자]
[(과거 채널A 보도)]
"충남 당진 부곡공단 일대에서 땅이 내려앉고 건물외벽이 갈라지는 등 안전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단 일대에 지반 침하가 시작된 건 지난 2018년 10월.
5년이 지난 지금, 공단을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공장 앞 철제 구조물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기울어져있습니다.
[안동권 / A업체 대표]
"직원들 다치니까 이거(지지대)를 받쳐놓은 거야. 더 이상 못 넘어지게. 그래서 이쪽으로는 가능한 붙어서 다니지 말라고 얘기해요."
사무실 건물 안.
벽 곳곳이 쩍쩍 갈라졌고, 주변엔 균열이 생긴 날짜와 간격이 꼼꼼히 적혀 있습니다.
5년 전 시작된 침하는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
불과 일주일 전에도 문틀이 추가로 뒤틀렸습니다.
지진 같은 미세 진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동권 / A업체 대표]
"그래서 제가 유리병에다 물을 이렇게 채워놨어요. 진동을 좀 세게 느끼잖아요. 그러면 물이 이렇게 흔들리고 있어요."
인근의 다른 공장도 찾아가봤습니다.
공장 옆 사무실 건물입니다.
지반 침하로 타일은 군데군데 빠져있고, 바닥은 푹 꺼져 틈새가 생겼습니다.
기둥과 처마 사이엔 균열이 생겨 보기만 해도 위태로운데요.
결국 안전 문제로 이쪽 출입구는 이용을 안 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곳곳에서 물이 줄줄 흐릅니다.
[송근상 / H업체 대표]
"비만 오면 비가 새서 대야 갖다놓고. 그냥 여기다 놓고 물을 받는 이런 상황이고…"
이 일대 공장 4곳은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고, 지난달에는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공단 곳곳에 묻힌 가스관과 수소탱크도 위험 요소입니다.
[송근상 / H업체 대표]
"수소 탱크 주변이 지금 가라앉고 있기 때문에 고스란히 응력이 전달돼서 지금 수소 관련된 배관 파이프가 위험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인근 주민]
"왜 걱정이 없어요. 그런 게 걱정이지. 그거 터지면 사람한테 피해가 가지, 안 피해가 가겠어요?"
지난 2020년 당진시가 꾸린 지반침하 원인조사위원회는 한국전력의 전력구 공사로 지하수가 과도하게 유출돼 지반이 내려앉은 것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한전 측은 당시엔 조사결과를 인정하면서도 보상금은 25억 원만 책정했습니다.
업체들이 요구한 450억 원엔 턱없이 모자랍니다.
[당진시청 관계자]
"한전에서는 위원회가 끝났을 때는 인정하고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얘기했지만, 그 뒤에 비대위와의 금액이나 이런 것에서의 의견 차이가 있었는지 지금은 이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
당진시는 한전에 무허가 시공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한전 측은 "업체 측에 불안하면 보수를 먼저 진행하라고 안내했다"면서도 "당진시와 정기적으로 합동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어 당장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장마철이 시작된 지금 공단 근로자와 주민들은 '피사의 사탑' 같이 기울어진 건물을 보며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강한길 김승규
작가 : 김예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