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정보사 관계자들과 만난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에서, '부정선거 관련자들을 잡아 족치면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며, 야구방망이 등을 준비하게 한 정황이 군 검찰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17일 86쪽 분량의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 공소장에는 계엄 3주 전인 지난해 11월 17일 경기도 안산시 패스트푸드점에서 노 전 사령관과 문 전 사령관 등 정보사 관계자들이 만나 대화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습니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문 사령관 등에게 '부정선거와 관련한 놈들을 잡아서 족치면 부정선거가 사실로 확인될 것이다'며 '야구방망이, 케이블타이, 복면 등도 잘 준비해둬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 사령관은 이에 같이 있던 정보사 대령에게 "일단 체포 관련 용품을 구입해오면 내가 돈을 주겠다. 장관님 지시인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 사령관이 같은 달 19일 최종 선발 요원 40명 명단을 보고받고 이를 노 전 사령관에게 텔레그램 등으로 전달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군 검찰은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1일에도 문 사령관에게 "계엄이 선포되면 즉시 중앙선관위로 선발대를 보내 서버실 등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문 사령관은 실제로 노 전 사령관 지시에 따라 정보사령부 소속 대원 10명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출동시켰고, 노 전 사령관이 주도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으로 편성될 부대원 36명을 판교 정보사 100여단 대회의실에 집결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출동 대기를 하다 계엄 해제 의결이 난 뒤 '보안을 유지하라'는 지시와 함께 각자 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