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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북한 사이에 낀 대한민국? ‘북핵’ 빠진 美 국가안보전략 전격 분석 [특파원 토크, 특톡]

2025-12-24 22:00 국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3n7PbPkgj3E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김정은 위원장을 꼬꼬마 로켓맨으로 부르는 이 남자.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처음엔 아주 거칠고 못된 꼬맹이 로켓맨이었어요.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북미 대화를 갈망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만날 것입니다.

그토록 김정은 위원장과 친분을 드러내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 전략에서 북한을 지워버렸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 일까요?


안녕하세요. 채널에이 외교안보국제부 차장 김유진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내놨는데요.
북핵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논란입니다.
북한 언급을 줄인 게 아니라 아예 0, 제로로 만들었는데요.
앞선 행정부들이 북한 비핵과 기조를 천명했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고령의 트럼프 대통령이 깜빡하고 빠트린 걸까요?
아니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걸까요?
이번에 새롭게 발표된 국가안보전략을 두고
외교 안보가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제가 낱낱이 파헤쳐드리겠습니다.


▶ '북핵' 언급 빠진 2025 미국 국가안보전략

얼마 전 미국 행정부가 29페이지 분량의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북한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바이든 정부에서는 북한이 3번이 등장했고요.
북한을 불안정을 야기하는 소규모 독재국가로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행정부를 살펴볼 것도 없는 것이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북한을 17번이나 불렀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견재하는
정책 기조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이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저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거칠고 아주 못된 꼬맹이 로켓맨이었지만요.
북한은 거대한 핵 보유 국가이고
김정은은 매우 똑똑한 사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아시다시피 북한은 전화 서비스가 잘 되어있지 않아요.
그들은 핵무기는 많이 가지고 있지만 전화 서비스는 별로 없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언급할 때면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는 겁니다.
이런 와중에 앞으로 미국의 안보 전략 가이드라인이 될 NSS에
북한이 등장하지 않았으니
외교 안보가의 호사가들은
상상의 날개를 펼 수 밖에 없는 거죠.


가장 먼저 나오는 얘기는 미국의 외교·안보 우선순위에서
북한이 뒤로 밀린 게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앤디 김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NSS 문서를 두고
"참담하다"고 표현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덜 중요하게 표현한 것이 우려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줄곧 김정은 위원장에게
러브레터를 보내고 있죠.

10월 말 경주 APEC 참석을 계기로 한국에 오면서 여러 차례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여러차례 노골적으로 손을 내밀었는데요.
하지만 김 위원장,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APEC 앞두고 보란 듯이 미사일도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다보니까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 트럼프 대통령이
구애를 포기하다 못해
북한을 아예 후순위로 미뤄둔 게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오는 겁니다

반면에 북미 대화에 목마른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상 후퇴를 택했다,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사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고 싶을 겁니다.
얼마 전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에도 방문했죠.
UN 총회에도 대사를 파견하면서 외교 행보를 보였는데요.
사실 이 모든 외교 행보의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겁니다.
다만 북한은 미국과의 만남에 앞서 조건을 하나 내걸어뒀습니다.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연설 중]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NSS에 비핵화 언급이 쏙 빠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응답을 했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진짜 속내야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이 만나기 위해서
장애물을 최대한 없애려는 게 아니냐 이런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관세 협상 때 이미 비핵화 담겨"... 서둘러 수습하는 대통령실


관련 논란이 나오자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NSS는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를 중심으로
기본 원칙을 제시한 문서"라며
“구체적 지역 분쟁이나 개별 현안은 세부적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보고서 작성 기본 방침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최근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도
"한미 정상은 팩트시트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양측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하면서
확대 해석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단 우리 외교당국도
북한이 아예 언급되지 않은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성락 실장이 설명했듯이 보고서 작성 방식의 변화가 있고
한미 외교당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계속해서 확인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기류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비핵화에 대해서 만큼은 동일한 인식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이걸 여러 기회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는 건데요.

며칠 전 위 실장이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났죠.
이 자리에서 핵 연료 추진 잠수함 관련된 후속 협의와 함께
대북 정책을 논의한 걸로 알려지는데요
NSS에 북한이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보입니다.


▶ 중국에서도 삭제된 '북핵', 최대 문제는 한국의 엇박자?


비핵화는 사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안보 백서에서도 삭제됐습니다
그래서 더 주목받는 문제가 됐는데요
최근 중국은 공식 문서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있는 걸로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암묵적으로 북핵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중국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에 방문했을 때도
비핵화 관련 언급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외교안보 당국자들이나 전문가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요,
일단 우리 스스로도 대북 정책을 명확하게 세우지 못한 상태인 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최근들어 자꾸만 외교안보 라인의 엇박자 문제도
노출되고 있죠.

북한과 대화에 나서고 싶은 건 비단 트럼프 대통령만이 아닐텐데요.
우리 정부도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대북 유화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비핵화>라는 표현 대신
<핵 없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쓰기로 한건데요.
북한의 심기를 자극하지 않겠다, 이런 뜻인 거죠.

그런데 얼마 전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우리 외교당국자에게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 같은 표현을 쓰면 자칫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경고를 했다고 하죠.

왜 이런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지 취재해보니까요.
실제로 한국 외교안보 라인의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을
미국이 상당히 경계하는 분위기더라고요.
미국측 외교안보 관계자들이 우리 외교안보 당국자들을 자주 접촉해서 만나면서
저의가 뭔지, 진짜 의도가 뭔지 이걸 물으려고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 가장 많이 목소리를 많이 내는 사람,
정동영 통일부 장관입니다.
정 장관, 계속해서 한미연합 훈련을 연기해야 한다,
또는 축소해야 한다 같은 주장을 펴고 있죠.
하지만 우리 국가안보실, 위성락 실장의 생각은 많이 달랐는데,

[위성락 / 국가안보실장 (25.12.07)]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카드는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우리가 한미연합훈련을 카드로 지금 직접 고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 장관은 최근엔
"미국의 승인과 결재를 기다리는 관료적 사고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한반도 문제의 특성"이라며
자기 결정권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었고,

통일부 장관의 비무장지대 출입 허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에 차관급 인사가 참석하는 것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통일부가 외교부와 대북 정책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듯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시도도 하고 있죠.

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우리 외교 당국에
잡음 단속을 잘 해달라, 이런 취지의 당부도 했다고 해요.
일치된 메시지를 내지 못하는 한국의 외교 당국을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한국이 통일된 메시지를 내지 못하면요.
한반도 자체가 미국의 관심 밖으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남성욱 / 숙명여대 석좌교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향후 여러가지 동북아의 복잡한 외교안보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주와 동맹을 뛰어넘는 국익 중심의 일치괸 목소리를 보내야 합니다.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이 무엇이라는 걸 정확하게 인식할 때
(세계가) 우리의 국익을 존중할 겁니다.

▶ 마무리

외교안보 정책, 국민들이 직접 체감하기 어렵지만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죠.
특히 우리나라처럼 분단된 상태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 큽니다.
게다가 국제 사회가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요즘 같은 때일수록
잘 조율된 정책 하나 하나가 국가의 입지를 굳히고, 국민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수수께끼 같은 외교 안보의
숨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안녕~


취재 : 김유진
제작 : 김도현 CD, 최인아 인턴
작가 : 박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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