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5년 1월 25일 (금요일)
■ 진행 : 황순욱 앵커
■ 출연 : 김수민 정치평론가, 성치훈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윤기찬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
[황순욱 앵커]
모두가 알다시피 지난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어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정에 마주 앉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증인신문에 나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가는 질문에 대해서 김용현 전 장관은 “기억이 난다.”라면서 맞장구치듯 답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제 탄핵심판정에 두 사람이 마주 서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포고령 1호 작성 경위를 두고 양측은 굉장히 상반된 입장을 보였습니다. 윤 대통령 측에서는 김용현 전 장관 측이 실수로 잘못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용현 전 장관 측에서는 대통령이 모두 검토하고 승인한 내용이라며 맞서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어제 두 사람이 마주 선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질문에 대해 김용현 전 장관이 적극적으로 해당 내용을 수긍하는, 그러니까 윤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포고령뿐만 아니라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건네진, 그러니까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최 권한대행이 주장하는 쪽지도 계엄의 위법성을 증명하는 데에 아주 중요한 핵심 증거 가운데 하나이죠. 그런데 이마저도 김용현 전 장관은 본인이 작성했다며 인정했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이 어제 밝힌 입장은 이렇습니다. 국회의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 행위를 금지하면서 위헌·위법 지적을 받아 왔던 포고령 1호, 비상계엄이 위헌적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적인 부분인데요. 또 내란죄의 주요 성립 요건이 될 수 있는 비상입법기구 설치와 관련된 예산을 언급했다는 쪽지, 두 개 모두 본인이 썼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본인이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니 김용현 전 장관에게 아주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요. 어떠한 계산을 하고 이러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밀어붙일까요? 기존과 조금 바뀐 것인데요.
[김수민 정치평론가]
전략이 바뀐 것은 맞습니다. 그동안 김용현 전 장관이 했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결국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면 윤 대통령에게 적용하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 왔거든요. 그러한 의미에서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들이 만만치 않았고, 사실 아직까지도 엇갈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일단 양측의 싱크로율이 높아지는 모습을 헌법재판에서 볼 수 있었고요. 일단 김용현 전 장관의 입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어느 정도 지켜야 한다는 판단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내란에 대해서도 혐의가 덜어지는 측면이 있고, 본인을 포함한 모든 종사자들의 혐의를 덜어낼 수 있는 측면 등을 계산했을 것으로 보이고요.
나아가서는 정치적인 계산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여론조사에 과표집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는 상승했다든지, 본인들은 이러한 것들을 믿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한다면 일단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적으로는 척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사실 양측의 궁극적인 목적은 “같이 살자”라기보다는 “나라도 살자”라는 쪽에 가까울 것이거든요. (각자도생일 것이다?) 결국에는 모든 것을 본인이 덮어쓰게 되면 형량이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는 아직까지 균열의 소지가 남아 있고요.
어제도 이미 균열이 나타났던 것이, 포고령 부분에서 김용현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이 평소에는 꼼꼼히 보시는데, 그날은 잘 안 보셨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윤 대통령 본인은 포고령에 ‘전공의 처단’이라는 문구를 직접 확인하고 웃으면서 “이것은 왜 넣었느냐.”라고 물었다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김용현 전 장관이 “계고 차원에서 넣었다.”라며 이야기했다고 하는데요. 어쨌든 ‘전공의 처단’이라는 구절을 윤 대통령이 보고도 승인했다는 것이거든요. 이러한 부분들은 결국 포고령도 김용현 전 장관이 전부 떠안고 갈 수는 없게 되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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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김태섭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