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담에선 상대를 향한 면박과 조롱, 험담이 난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안 때린게 기적"이라고 거들었습니다.
이솔 기자입니다.
[기자]
트레이드 마크인 검정 군복을 입고 등장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두 정상 간의 미묘한 기류는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오늘 잘 차려입었네요. (대통령님, 잘 지내셨나요?) 그가 다 차려입고 왔네요!"
보수 매체 기자가 젤렌스키의 복장을 지적하며 신경전에 불을 지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왜 정장을 입지 않나요? 정장이 있긴 해요? 많은 미국인들은 당신이 백악관의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 전쟁이 끝나면 입겠습니다."
언쟁은 갈수록 감정적이 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금은 못 느끼지만) 당신들도 미래에는 전쟁의 위협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신의 가호가 있기를."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당신은 우리가 무엇을 느낄지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상대방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조롱하기까지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당신이 이렇게 말하잖아요. 난 휴전을 원하지 않아요. 난 휴전을 원하지 않아요."
젤렌스키가 나지막이 러시아어로 욕설을 내뱉는 듯한 입술 움직임도 그대로 생중계됐습니다.
회담에 배석한 주미 우크라이나대사는 이마를 짚으며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신경전은 회담이 끝나고도 계속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그는 너무 무리수를 뒀습니다. 우리 없이 그는 이기지 못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폭스뉴스 인터뷰)]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나요?) 정직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나쁜 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 회담 직후 유럽 각국 정상들은 일제히 우크라이나에 연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젤렌스키는 이를 공유하며 "성원에 감사하다"고 일일이 답했는데, "미국에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한 JD 밴스 부통령의 지적을 비꼰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을 지켜본 러시아는 "트럼프와 밴스가 젤렌스키를 때리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며 조롱을 쏟아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영상편집 : 허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