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미 육군 250주년 기념, 그리고 트럼프 생일 기념? 워싱턴 DC에서 열린, 美 역대 최대 열병식 [특파원 토크, 특톡]

2025-06-20 21:30 국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JsFH5llgHhQ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역대 최대로 열린 워싱턴산 열병식.
트럼프 생일에 맞춰 600억 원을
투입했다고 해서 정말 기대가 컸는데요.

북한 러시아식 칼각 열병식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오열은 뒤로 하고 껌을 씹으며 등장합니다.
환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하고
핑크를 타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하죠.
열병식이라기보다는 놀이공원 퍼레이드 같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실제로 미 육군 창립 250주년 기념인 만큼
주인공인 군인들이 분위기를 한껏 즐기고 있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죠.
하늘에는 폭죽이 터지면서 열병식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축제 같더라고요.

열병식 VIP석에 앉아서 연신 박수를 치는 이 남자,
대만족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그만큼 신난 게 바로 미군 총책임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아서
열병식 내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박수는 치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표정이었고요.
심지어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루하다는 듯 하품까지 하기도 합니다.


특톡 채널A 외교안보국제부 김유진 차장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가득한 군인들,
그리고 그들을 그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바라보는 한 남자,
바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오늘 밤 미군들이 우리 마국인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었습니다.
전세계가 이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이 만들어낸 34년 만에 열린 열병식.
그 이면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미국 수도 뒤흔든 대규모 군사 퍼포먼스?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 DC가 아주 떠들썩했습니다.
바로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기 때문인데요.

미국 그것도 수도 워싱턴 DC 한복판에서 열병식이라
많은 분들이 갸우뚱하셨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14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장장 2시간 동안 열병식이 열렸는데
6700명의 군인, 군용 차량 150대, 말 34마리,
노새 2마리, 그리고 개 한 마리가 동원됐습니다.


행사 전날부터 링컨 기념관에서 백악관 남쪽으로 이어지는
컨스티튜션 애비뉴 노스웨스트 15번가부터 23번가까지
긴 거리를 통제했다고 합니다.

이날 열병식에서 군인들은
시대별로 사용하던 군복 무기를 착용하고 나와서
미 육군의 250년 변천사를 보여줬는데요.

영국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립 전쟁,
미국 북부와 남부가 갈라져 내전을 일으켰던 남북 전쟁,
1,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우리에게 의미 있는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 걸프 전쟁까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이 중에서 한국전만 따로 살펴보면
그 시대를 상징하는 군복을 매우 정밀하게 재현해 냈다는 평가인데요.
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한 참전 부대의 구성원이 대표로 참여해서 의미가 컸습니다.

제식 복장은 야전 자켓과 군복 바지, 전투용 가죽 벨트를 착용했고요.
한국 전쟁 당시 미국의 주력 보병 소총이었던
M1 개런드 소총으로 무장했는가 하면,
그 외에도 탄환 파우치, 수통,
가스 마스크 파우치 등 필수 전투 장비를 갖췄습니다.

미국의 주력 무기들이 등장할 때마다
열병식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했는데요.

1980년대에 처음 생산된 미군의 주력전차
M1 에이브럼스 28대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장갑차로 꼽히는
탱크킬러 M2 브레들리 28대,
60년간 개량을 거듭해 온 미 육군 주력
M109 자주포 팔라딘 6대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종종 일어서
군인들의 경례에 거수 경례로 답하기도 했는데요.

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군에 대한 존경심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날 열병식을 보기 위해서 참석한 관람객은
약 2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장래 아나운서가 군인들을 소개할 때마다
열렬한 환호로 그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소원 성취... 그런데 신식 무기는 증발?

이번 열병식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소원 성취라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꽤나 열병식을 열고 싶어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병식 앓이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대를 받아 프랑스를 방문합니다.

프랑스는 매년 7월 14일 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 대회를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하는데
마침 트럼프 대통령 방문 시기가 이때와 겹쳤고
VIP석에서 프랑스 군인들의 열병식을 본 후
'열병식무새'가 됐다는 겁니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열병식을 강행하려 했지만
참모들이 반대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2기 행정부에 들어서자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겨우 열병식이 성사된 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날까지 이 열병식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토요일에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웅장한 퍼레이드를 열 예정입니다.
군사 퍼레이드인데 비슷한 규모는 본 적이 없을 겁니다."


그러나 단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반했다는
2017년 프랑스 열병식과 비교했을 때 영 맥이 빠져 보이는데요.
심지어 신무기는 전혀 공개되지 않아서 김 빠진 행사라는 평가도 있죠.

그동안 우리가 봐온 북한 러시아 열병식에는
최첨단 전략 무기가 줄줄이 나오는데
이번엔 그런 무기들을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었거든요.

사실 이번 열병식은 육군 위주로 진행됐는데
아무래도 첨단 전력은 공군이나 해군에 집중돼 있다 보니까
육군으로서는 보여줄 무기가 별로 없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최신식이라고는 드론과 사족 보행 로봇 정도였죠.

더군다나 사회주의 국가는 열병식을 전력 과시용으로 활용하지만
미국의 열병식은 그저 트럼프 대통령 보기에 좋았다면
그걸로 만족스러운 행사다, 이런 분석도 나옵니다.

▶육군 창립 250주년보다 더 중요한 건 트럼프 생일?

미국에서 열병식이 마지막으로 열린 것은
1991년 걸프 전쟁 승전 퍼레이드 직후였으니
올해로 34년 만입니다.

34년 만에 열린 열병식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된 건
규모나 의미보다는 날짜였습니다.

올해 6월 14일이 육군 창립 250주년이기도 하지만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거든요.

미 국방부는 열병식 비용을 최대 4500만 달러,
우리 돈 약 615억 원으로 추산했는데요.
요즘 쌍둥이 적자로 국채를 더 발행하네 마네 하는 마당에
열병식에 너무 큰 나랏돈을 쏟아 부은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군대를
기념하는 것에 견주면 푼돈이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러니 국민들 반응도 좋을 수는 없는데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이
열병식에 세금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 오르자 일부 관객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행사에 단골로 참석해 온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가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대놓고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리 그린우드]
"생일 축하합니다, 대통령님"

밴스 부통령은 한 술 더 떴습니다.

[밴스 부통령]
"6월 14일은 당연히 군대의 생일이죠.
또한 오늘은 미국 대통령의 생일입니다.
대통령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제 결혼기념일이라는 걸 말하지 않으면 곤란하겠죠.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 해주신 모든 노력에 감사합니다."

이번 열병식이 낳은 논란, 또 있습니다.
열병식이 거대한 광고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인데요.
열병식 중간중간 사회자가 대놓고 후원사를 언급하면서
기업 로고까지 노출했습니다.

[사회자]
"후원사인 록히드마틴에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후원사인 폼에너지에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후원사인 팔란티어에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아마존, 골드만 삭스, 크라이슬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기업 31개가 열병식 후원사로 나섰는데
일각에선 후원사로 참여한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상당한 이익을 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백악관은 육군 250년의 역사와
조국을 위해 싸운 국민을 기리는 역사적인 행사를
모욕하기 위한 억측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에 이어 2기 정부 들어서도
전 세계의 안보 우산은 되지 않겠다면서
우리의 군사력이 필요하면 돈을 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죠.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미군들의 사기를 높이겠다며
현지 미군 기지를 둘러보곤 하는데요.
열병식 의미야 좋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열병식인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씁쓸함을 자아냅니다.

▶마무리

오늘 미국 열병식 이야기 어떠셨나요?
다음 시간에도 따끈따끈한 외교 안보 소식과
그 안에 숨은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

취재 : 김유진 기자
제작 : 김도현 CD
작가 : 박정빈 작가
[채널A 뉴스] 구독하기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