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44년 마음의 빚, 천 배로 갚은 여성
2017-05-17 19:55 뉴스A

한 60대 여성이 기차역을 찾아 편지 한 통과 돈을 놓고 홀연히 사라졌는데요,

40여 년 전,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사죄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무슨 사연인 지, 배유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한적한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간이역.

1970년대만 해도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곳입니다.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기차역은 10년 전 폐쇄됐고, 이제는 추억 속 옛 이야기만 남아있습니다.

[서정출 / 김천시 아포읍]
"여기서 왜관 중고등학교도 가고, 구미 중고등학교도 가고 김천으로도 가고… . 그때는 통근열차를 많이 이용했지"

하지만 나이 60을 넘긴 A씨에게는 아픈 상처를 간직한 장솝니다.

[배유미 기자]
"고등학생이던 A씨는 이곳 대신역에서 기차를 타고 김천까지 통학을 했는데요, 딱 한 번의 실수를, 마음에 품었던 소녀는 44년이 흐른 지금, 초로의 모습으로 구미역에 나타났습니다."

A씨는 역무원에게 편지 한 통과 현금이 든 봉투를 전달한 뒤 곧장 사라졌습니다.

편지에는 역무원이 손을 씻으러 간 사이 순간의 욕심에 끌려 정기권 한 장을 가져갔다고 고백했습니다.

오랫동안 양심에 지워지지 않았고, 이제라도 갚게 돼 마음의 짐을 덜었다고 했습니다.

A씨가 놓고 간 돈은 55만원, 당시 550원짜리 정기권의 1천 배나 되는 큰 돈입니다.

[이진 / 구미역 부역장]
"머뭇머뭇 하면서 여고시절에 승차권을 하나 훔쳤다고… 마음의 가책을 느껴 고민하다가 큰 용기를 내서"

작은 실수 하나도 평생을 다해 갚는 따뜻한 마음이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배유미 기자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이희정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