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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건 ‘핑퐁’에 고 채 상병 유족 “재발방지 수립될지 의문”
2023-08-04 11:32 사회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이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유족 제공)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이첩을 둘러싼 군 당국 내부의 갈등에 대해 유족은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참담한 심정을 채널A에 밝혔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 2일 경북경찰청에 채 상병 사망 사건 조사 결과와 자료를 이첩했지만, 국방부 검찰단은 이를 '사건 이첩과정에서의 군기 위반'이라며 즉각 회수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구체적인 혐의 내용과 명단이 포함돼있다는 이유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해병대 수사단장이 보직해임되는 초유의 사태와 함께 사건 축소·은폐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유족은 채널A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해병대 수사단에서 지난주 금요일(지난달 28일) 자체조사결과를 설명해주고 곧 경찰로 이첩한다고 하여, 이후 진행되는 경찰수사를 담담히 기다리기로 하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방부 검찰단에서 이를 다시 회수해가면서 벌어진 의혹을 두고서는 참담함을 드러냈습니다. 유족은 "최근 일련의 우리 아들 수근이 사건의 경찰이첩을 두고 벌어진 관련된 언론보도 내용을 접하고 당사자인 저희 유족들은 불편한 심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수근이의 희생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지, 그렇다면 사고원인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희들이 원했던 강고한 재발방지 대책이 수립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심정"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유족들은 누구를 특정해서 처벌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국방부와 해병대의 문제가 사고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규명 의지와는 무관하기를 소망하며, 다시는 우리 장병들이 수근이와 같은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채 상병의 부모님은 전북 남원시의 자택에서 이틀에 한 번 꼴로 채 상병이 안장된 대전 현충원을 찾고 있는 가운데, "'엄마, 아빠 오셨어요?. 저는 천국여행 잘하고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아들을 보고 사무침을 달래며, 힘들지만 일상으로 복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하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유족 입장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군에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故 채수근 해병상병의 부모입니다.

다시 한 번 우리 수근이의 장례를 무사히 치르게 도와주시고 신속한 원인 규명 지시와 국가유공자로 최고예우를 해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과 국방부 장관님, 국가보훈부 장관님, 해병대 사령관님 등 여러 정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전국 각지에서 포항까지 먼 걸음 오시어 자식 잃은 아픔을 함께 해주시고 진심으로 위로해 주신 국민 여러분 덕택에 힘을 내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우리 유족들은 그동안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위로와 성원에 보답 하는 길은 자식 잃은 극심한 고통과 아픔이 있어도 부모의 몫이라 생각하고 살아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누구를 특정해서 처벌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수근이도 함께한 전우들이 처벌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여 제대로 된 대책이 세워져 확실히 실행이 되어 세월이 지나 지휘관이 바뀌어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자식 잃은 부모의 고통은 인간이 겪어서는 안 되는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해병대 수사단에서 지난주 금요일에 자체조사결과를 설명해주시고 곧 경찰로 이첩한다고 하셔서, 이제 저희 유족들은 해병대 조사결과를 신뢰하고 이후 진행되는 경찰수사를 담담히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는 수근이가 있는 현충원에 자주 가서 '엄마,아빠 오셨어요?. 저는 천국여행 잘하고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아들을 보고 사무침을 달래며, 힘들지만 일상으로 복귀하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우리 아들 수근이 사건의 경찰이첩을 두고 벌어진 관련된 언론보도 내용을 접하고 당사자인 저희 유족들은 불편한 심정입니다.

수근이의 희생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런지, 그렇다면 사고원인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희들이 원했던 강고한 재발방지 대책이 수립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심정입니다.

저희 유족들은 국방부와 해병대의 문제가 사고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규명 의지와는 무관하기를 소망하며,

다시는 우리 장병들이 수근이와 같은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저희 수근이는 해병대가 좋아 입대하여, 이제 영원한 해병이 되어 전우들과 함께 영면에 들었습니다

우리 수근이가 외롭지 않게 전우들과 잘 지내기를 기도하며, 수근이가 사랑한 해병대의 발전을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저희 부부는 수근이가 그리워 오늘도 현충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故 채수근 해병상병 부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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