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조절을 시사하면서, 우리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돌파했는데,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입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기자]
마감을 앞두고 외환딜러들이 분주합니다.
[현장음]
"2.2 두 개 오퍼(달러매도)요."
잠시 눌렸던 환율이 장 막판 1452원 가까이 치솟은 겁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뚫은 건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여만입니다.
코스닥과 코스피도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2%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간밤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금융시장이 일제히 충격을 받은 겁니다.
[제롬 파월 /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정책 금리에 대한 추가 (인하)조정을 고려하는 데에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경제위기 수준의 환율에 원자재 수입기업은 물론 유학생과 자영업자까지 곳곳이 아우성입니다.
[이모 씨 / 40대 직장인 (미국 유학 준비 중)]
"(미국) 집을 알아보는 중인데 월세가 400만 원 정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 환율로 계산하니까 500만 원이 되더라고요."
정부는 비상 대응에 나섰습니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대형은행들에 달러 결제와 대출 만기를 미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국민연금도 해외 자산에 투자하기 위한 달러를 한국은행에서 구하는 '외환 스와프' 한도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렸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날 경우 추가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안건우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영 김기범
영상편집: 남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