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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친한계’ 장동혁은 왜 관저 앞으로 갔을까[런치정치]
2025-01-08 13:01 정치


정치인에게 '배신자' 프레임은 무섭습니다. 특히 보수 정치인에겐 더 그렇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배신자 프레임에 갇혔던 유승민 전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 등 전통적 여당 지지층으로부터 오랜 시간 외면 당했습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손절하지 못하는 이유도 아버지(대통령)가 아무리 큰 잘못을 했더라도 큰 형(여당)은 효를 다 해야한다는 작은 아들(지지층)의 감성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장동혁 의원이 관저 앞 집회에 참여한 이후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출처 = 장동혁 의원 SNS)
최고위원 사퇴‧관저 앞 집회 참여에 “배신자” 비판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서울 한남동 관저 앞으로 몰려간 국민의힘 의원 45명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장동혁 의원입니다.

장 의원은 친한(친한동훈)계 핵심이었다가 윤 대통령 탄핵안 소추 직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수석최고위원직을 내던지면서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됐습니다. 당시 한 전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란 낙인이 찍혔습니다. 지난 6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관저를 방문한 직후엔 장 의원 SNS에 한 전 대표 지지지들로부터 "후원금을 돌려달라" 등 비난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에겐 장 의원의 선택이 2차 배신으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장동혁 "세 군데서 욕 먹었지만… 체포영장 부당"

장 의원도 이런 비판, 모르지 않습니다. 가장 고민한 사람일 것입니다. 장 의원은 "관저 앞에 가서 세 군데서 욕을 먹은 건 나 뿐일 것"이라고 주변에 말했다고 합니다. 대통령 관저 앞에 간 것 자체에 대해 비판하는 진보 지지층, 친윤으로 갈아탔냐는 한 전 대표 지지층의 싸늘한 시선, 그리고 한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끌어내렸다고 보고 한 전 대표를 증오하는 보수 강성 지지층입니다.

이런 비판을 감수하고 장 의원이 관저 앞으로 간 까닭은 뭘까요. 장 의원은 지난 6일 채널A에 "체포 영장이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서란 겁니다. 보수 지지층 여론도 살펴야한다는 ‘신념’도 작용했다는데요. 그러면서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있을 때 또 관저 앞에 또 갈 것이란 뜻도 밝혔습니다.

당내에선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했고 윤 대통령과 각 세웠던 한 전 대표 전 측근인 장 의원이 참여하면서 관저 앞 집회의 성격이 달라졌다고요. 친윤·영남 의원들의 대통령 지키기가 아니라, 계파를 초월해 부당한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비판한 행동으로 부각됐다는 겁니다.

 지난달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장동혁 수석최고위원 (뉴스1)
하지만 친한계 인사들은 관저 앞으로 갔던 장 의원의 행보에 아쉬움을 드러냅니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오늘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지금까지 한동훈 대표를 지지했던 많은 분들 안에 장 의원도 같이 들어있다”며 “그런 정도의 마음은 좀 헤아려주면서 앞으로 정치 행보를 하셔도 안 좋겠나”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장 의원의 최고위원 사퇴를 놓고도 당내 평가는 엇갈립니다. 한 초선 의원은 "장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더라도 한 전 대표가 두드려 맞았던 의원총회 자리가 아니라 '한 전 대표와 상의하고 주말 새 고민해보겠다'고 했다면 모양새가 더 나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중도 성향은 한 의원은 "장 의원이 이미 오래 전부터 한 전 대표에게 실망한 걸로 알고 있다"며 "주요 국면마다 주변 말을 듣지 않고 상의 없이 본인 생각대로 밀어붙이는 한 전 대표와 함께하면서 좌절감이 쌓였을 것"이라고 감쌌습니다.

정치는 결과로 말합니다. 장 의원이 관저 앞에 간 이유도 중요하지만 장 의원의 행동으로 인한 파급 효과를 봐야합니다.

장 의원의 이번 결정이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앞으로 장 의원의 행보에 달려있을 겁니다. 단순히 정치적 도의를 저버리고 시류에 편승한 건지, 배신자 프레임이 굳어지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정치적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인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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