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전국의 육군 예비군 훈련장을 통폐합(과학화)하는 과정에서 접근이 어려운 훈련장을 중심으로 '셔틀 버스 지원' 방침을 밝혔지만 운영 미숙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비군에게 지급 되는 교통비(8000원)보다 셔틀 버스 이용료가 더 비싼 곳이 있는가 하면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기존에 있던 셔틀 버스 노선이 폐지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통비는 8000원인데 셔틀 버스 이용료는 1만 원

경기 안양시 만안구의 예비군들은 남서쪽으로 약 8.7㎞ 떨어진 안산시 상록과학화예비군훈련장까지 가야합니다. 그런데 훈련장이 운영하는 셔틀 버스 비용은 왕복 1만 원. 예비군들이 하루 훈련으로 받는 교통비(8000원)보다 2000원 더 비싸 오히려 돈을 더 내고 이용하고 있습니다.
상록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는 한 예비군은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여러 번 갈아타고 훈련장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서 내린 뒤에도 30분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셔틀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며 "훈련소에서 지급 받는 교통비보다 이용료가 더 비싼 것은 잘못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안양시 관계자는 채널A에 "담당 군부대에 기존 예비군 육성지원 예산을 활용해 셔틀 버스 운영 예산을 편성할 것을 요구했는데 부대 측에서 하지 않았다"며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부대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하철역 생겼다며 있던 버스 없애

지하철역이 새로 들어섰다며 기존에 있던 셔틀 버스를 폐지한 곳도 있습니다. 경기 남양주시 예비군들은 남쪽으로 약 23㎞ 떨어진 경기 성남시 야탑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는데 올해 3월 이 구간에서 운영 중이던 셔틀 버스가 돌연 사라졌습니다.
남양주 예비군들이 받은 공지에는 '올해부터 셔틀 버스 미운행'이라며 그 이유를 8호선 다산역 개통과 예산 삭감으로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8호선 연장 개통과 함께 개통된 다산역은 남양주시에서 북서쪽으로 약 2㎞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남양주시의 한 예비군은 "훈련장까지 차로 가면 35분 정도가 걸리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1시간 넘게 걸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관계자도 "내년부터 셔틀 버스가 다시 운행될 수 있도록 부대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통폐합된 26개 예비군 훈련장 중 셔틀 버스가 없는 곳은 4곳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방부 "지자체와 협의해 운영 확대할 것"

저출산으로 인한 예비군 수 감소 등의 이유로 예비군 훈련장이 통폐합되는 가운데 셔틀 버스 운영은 예비군들을 위한 지원책 중 하나로 거론돼 왔습니다. 셔틀 버스 운영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예비군 훈련장 책임 부대에 지급하는 '예비군 육성 지원 예산'을 활용해 운영되는데, 지역별 편차도 적지 않고 일부 군 부대가 예산 편성을 제대로 하지 않다보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 됩니다.
국방부는 "셔틀 버스 운영을 위한 예산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의해 무료 셔틀버스 노선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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