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동거 중에 임신·출산한 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감춘 20대 남녀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항소심 재판부는 20대 여성 A 씨와 남성 B 씨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이들이 아이를 살해한 건 지난 2020년 6월입니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 기르기 어렵고 출산 후 주변 시선이 두렵다는 이유로 낙태를 하려다 비용이 많이 들자 결국 아이를 살해한 겁니다.
이들은 화장실에서 낳은 아이를 살해해 가방에 담아 에어컨 실외기 아래 숨겼지만, A 씨 친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두 사람은 아이가 원래 숨진 상태로 태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벌여 아이가 살해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A 씨는 "아이를 고향 선산에 묻어주고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다"고 사체 은닉 혐의를 부인했지만, 2심 재판부는 A 씨가 수차례 "아이를 낳으면 죽이고 고향 집 야산에 묻겠다"고 말한 점 등을 근거로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B 씨도 살인 방조범이 아닌 공범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무책임한 성관계로 임신에 이르렀고 출산 후엔 입양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보지도 않았다"며 "그저 상황만 회피해보려는 이기심에 사로잡혀 어린 생명은 세상의 밝은 빛을 보자마자 떠나게 됐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