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의 '정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늘(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지난 대선 후 네 번째 검찰 출석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 조사에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최재순 부부장검사와 평검사 1명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검찰은 250여 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올해 초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두 차례 조사에선 각각 100쪽, 200쪽의 질문지를 준비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5쪽 분량의 검찰 진술서 요약본을 공개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저를 희생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실패를 덮으려는 것"이라며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폭력,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며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직 국회의원을 구속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체포동의안 절차를 열지 않고,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겁니다.
이 대표는 다음 주쯤 수원지검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소환조사를 받을 전망입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서울중앙지검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수원지검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이달 말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2015년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습니다.
당초 사업 검토 과정에서 자연·보전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용도지역 상향에 따른 특혜 소지를 차단하고 공공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하는 게 조건이었으나 뚜렷하지 않은 이유로 공사 참여가 배제됐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자신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최측근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로비를 받아 민간업자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