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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앵과 뉴스터디]北에 야단맞은 청주간첩단, ‘역대 최고형’ 왜?
2024-03-03 14:11 사회

드디어 나왔습니다. 간첩단 1심 판결이요. 북한 지령 받고, 접선하고, 공작금 받고, 정보 넘긴 대가는 얼마일까요? 다른 간첩단들도 모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 판결.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함께 공부할까요?


▶ 청주간첩단, 2년 5개월 만에 ‘1심 판결’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저희가 몇 차례 간첩단 사건들, 재판에 넘겨진 간첩단 소식 전해드린 바가 있는데요. 드디어 첫 번째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간첩단 중에 여기 ‘청주간첩단’, 충북동지회 사건 <뉴스터디>에서 이 간첩단 얘기는 한 적이 없습니다. 언론 보도에 많이 나온 건 F-35 스텔스기 도입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북한 지령을 받고, 그 ‘청주간첩단’ 판결 결과가 나왔는데요.

주동자가 4명이에요. 4명 1심 판결 결과가 어떻게 나왔냐. 일단 결과부터 바로 알려드릴게요. 여기 징역 12년, 여기 징역 12년, 여기 징역 12년, 1명은 재판이 좀 미뤄졌습니다. 재판 지연시키려고 엄청나게 많이 노력을 했잖아요.

이 판결이 왜 중요했느냐. 나머지 간첩단도 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죠. 왜? 다 비슷해요, 간첩단들이 지금 걸려 있는 게, 북한으로부터 지령을 받아요, 그리고 그 지령 받은 곳으로 보고문을 올려요, 정보도 좀 올려주죠, 그리고 북한 공작원과 해외에서 접선하고, 그들로부터 공작금도 받는. 이 4개 간첩단이 다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검찰이 재판 넘길 때 이렇게 많은 법을 위반했다고 넘겼습니다. 국가보안법 4조, 5조, 6조, 7조, 8조, 9조, 형법 98조, 114조를 위반했다.

그러면 이 중에서 어떤 죄는 유죄를 받고, 어떤 죄는 유죄 판결, 어떤 죄는 무죄 판결. 엇갈려 있거든요. 이거 하나하나 좀 살펴보겠습니다.

왜냐하면, 말씀드렸죠? 다른 간첩단 사건도 여기에 영향을 받게 되니까요. 지금 시작합니다.


▶북한 지시로 결성된 청주간첩단

여러분, 제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간첩단에 징역12년, 많다고 생각하십니까? 적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부터 이들이 한 일을 보면서 한번 생각을 해봐 주시지요.

제가 아까 재판에 넘겨질 때의 모습들 보여드렸는데, 40대 손 위원장, 50대 총책 박 모 씨,
50대 윤 부위원장, 50대 연락책 박 모 씨, 이 4명이 ‘청주간첩단’ 주동자입니다.

국정원은 이들을 오랫동안 관찰을 해왔는데요. 총책 박 모 씨(고문)는 2004년에 이미 북한에 포섭이 된 걸로 보고 있고, 손 위원장은 2010년 포섭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청주간첩단’이 언제 결성됐느냐? 2017년이에요. 가봅니다. 처음 결성이 어떻게 됐는지.

2017년 5월 21일, 중국 베이징사범대학교 앞. 오전 9시 56분에 총책 박 씨가 등장합니다. 왼손에는 생수병, 오른손엔 신문 그리고 어깨는 가방을 둘러매고요. 다 이미 짜여진 신호였습니다.

3분 뒤, 북한 공작원 조일운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리고 이 둘은 4~5m 간격을 두고 건물을 한 바퀴 돕니다. 감시를 따돌리는 거예요. 그리고는 함께 택시를 탑니다.

이동을 해요 어디로? 중국 베이징 신중가에 있는 공상은행 맞은편으로 같이 이렇게 택시를 타고 왔죠.

내려요. 다시 3~4m 거리를 두고 또 이렇게 갑니다. 역시나 감시를 따돌리려고 하는 거죠. 이때가 오전 10시 32분이었어요.

둘은 명함 같은 걸 주고받습니다. 그거를 다 보고 있었습니다. 누가? 국정원 요원이. 찰칵찰칵 사진 찍은 걸 재판에 내죠. 본인들은 따돌리려고 했는데 다 알고 국정원 요원이 보고 있었던 거예요.

이 북한 조일운은 누구냐? 북한의 대남 공작 부서죠.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 소속이었고요. 이때 북한 조일운은 총책 박 씨에게 지령을 전달합니다.

“북한 노선에 동조하는 전위 지하 조직을 결성하라.”

이게 ‘충북동지회(청주간첩단)’의 시작이에요. 이때가 5월 21일이었잖아요. 바로 한 달 뒤에 북한으로부터 본격적인 지령이 내려옵니다.

“앞으로 설립될 회사” 이 지하조직을 ‘회사’라고 불러요.

“설립될 회사의 조직 구조, 체계, 구성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보고하라.”

이들은 6월에 예비모임을 갖기 시작해요. 그래서 이름을 정합니다. 이들이 이렇게 이름 정했습니다. ‘조선노동당 자주통일 충북지역당’으로요.

조선노동당, 북한이 딱 생각나죠? 북한으로부터 칭찬을 받았을까요? 아뇨, 혼이 납니다.

북한은 자기들을 ‘본사’라고 불러요.
“본사와 연계됐다는 걸 확인하지 못하도록 심중히(신중히) 표현을 선택해야지 조선노동당이라고 표현하면 다 알지 않느냐”며 혼을 냅니다.

그래서 이름을 바꾸지요. 바꾼 채로 2017년 8월 13일 출범합니다.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이름으로요.

대외적으로는 이 모임을 어떻게 불렀냐. ‘변혁을 위한 동지회’. 북한과 연계됐다는 사실을 알 수 없도록 이름을 숨기도록 대외용 이름을 정한 거죠.

8월 13일 결성식하고, 8월 15일 북한에 보고를 합니다. ‘충북동지회 결성대회 정형’이라는 제목으로요. 이 4명이 혈서, 피로 맹세문을 씁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영명한 우리 원수님, 만수무강하시라. 위대한 원수님의 영도 우리는 결사적으로 옹위하고, 결사적으로 관철할 것이다.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원수님과 함께하고, 원수님의 충직한 전사로 살자.”

피로써 맹세한 혈서문을 북한에 올립니다. 이게 뭐라고요? ‘충북동지회(청주간첩단)’의 시작입니다.


▶북한은 왜 ‘충북동지회’가 필요했을까?

이들 4명은 각각 고유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손 위원장은 충북 지역 대기업에서 노동조직 장악하는 것. 그 다음에 총책 박 고문은 사상 학습을 담당해요. 가장 빨리 북한에 포섭돼서 북한 사상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윤 부위원장은 지금의 진보당인 민중당에 산하당을 구축해서 충북동지회 넓히는 거고, 이 연락책 박 씨는 ‘총책 박 씨’의 부인이에요. 한 달에 두세 번 북한과 연락하는 걸 담당합니다.

아까 북한과 접선 얘기 들려드렸는데 접선을 또 해요. 그러니까 2018년 4월에는 윤 부위원장이 캄보디아 프놈펜에 가서 접선을 하는데, 아까 총책이 접선했던 그 북한 조일운이 다시 그 자리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2019년 11월에는 연락책 박 씨가 “유학 간 아들 보러 간다”면서 중국 선양에 갑니다. 아들이 실제로 중국에서 유학은 했다고 해요. 그런데 아들 보러 간 게 아니라 실제로는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공작금을 받으러 간 거였는데, 어떻게 받았냐면, 선양 대형 마트에 무인사물함 거기에 공작원이 2만 달러를 넣어놓는 거예요.

흔히 말하는, 마약 운반할 때 많이 쓰는 ‘던지기 수법’. 무인사물함에 돈 넣어놓으면 이제 박 씨가 찾아가는 거죠. 2만 달러라고 하면 우리 돈으로 2600만 원 좀 넘는 그 돈을 이때 공작금으로 받아오는데, 이 때도 보면 서로 암호를 나누죠.

10시에 도착할 것 같으면 ‘...10.com’으로 하라고 하고, 10시 30분에 도착할 것 같으면 이렇게 보내라고 하면서 서로 암호를 주고받아서 어쨌든 2만 달러를 받아옵니다. 북한 공작원으로부터요.

그러면 북한은 이들을 통해 무엇을 하려고 했던 걸까요? 북한은 왜 지하 조직을 구축하려고 했을까요?

여러 지령이 나오는데 그 지령을 분류해 보면, 첫 번째, ‘포섭’이에요.

“남한 내 인사를 포섭해서 조직을 확대하라”

그래서 실제로 충북동지회 간첩단. 간첩단이라고 하는 건 국정원‧검찰 시각 표현이지만, 어쨌든 이들은 60여 명의 포섭을 시도합니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사람을 콕 집어서 포섭 대상을 정해줍니다.

지령을 보면요.

“A○○ 변호사는 통일전선 대상으로 선정하고 같이 사업을 하라.”

이 A○○ 변호사는 누구냐? 법원 내에 진보 성향의 법관들이 모여 있는 단체인 ‘우리법연구회’의 창립 멤버로서 충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인데, 이를 포섭하라고 하지만 포섭에 실패합니다. 포섭이 안 돼요.

또 “B○○에 대한 자료도 가능하면 빨리 수집해서 보내 달라.”

북한이 B○○ 이름을 보냅니다. 이 B○○이 누구냐 봤더니, 전 통진당, 진보당, 민중당, 전 통진당. 해산된 통합진보당 충북도당 부위원장이에요. 그래서 이를 포섭하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의 연락처, 경력사항, 사상동향 이런 걸 보고문을 써서 북한에 올립니다.

북한이 그런데 거기에 만족하지 않죠. 뭐라고 합니다. 자료만 보내라고 했다고 자료만 보내면 어떡하냐.

“어떤 방법으로 포섭을 할 건지에 대한 연구가 없다. 속을 터놓을 수 있는 가까운 친구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빨리 친구 돼서 포섭하라는 거예요.

두 번째 북한이 요구한 것. 이게 이제 핵심이죠.

“F-35 스텔스기를 사회적 규탄 대상으로 몰아가라.”

이 지령은 한 번 내려온 게 아니라, 2019년 12월부터 1년 내내 수시로 보냅니다. 왜 보내느냐? 이유가 있어요. 청주 공군 제17비행단이 있는데, 2019년 3월에 F-35A 스텔스기 2대가 들어옵니다. 우리나라 최초 도입이에요. 2대가 들어오는데 이게 딱 2대만 오는 게 아니라 앞으로 이 청주기지에만 40대 도입 계획을 발표합니다.

근데 이 F-35 스텔스기가 뭐냐 하면, 이 스텔스기는 미국 록히드마틴사 제품을 갖고 온 건데 스텔스기라는 게 뭔지 아시죠? 그러니까 레이더망에 안 걸리는 거예요. 안 걸린 상태로 북한에 가서 핵시설 같은 걸 이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거죠.

근데 여기의 핵심은 이 전투기가 워낙 빨라요. 청주에서 평양까지 가는 데 15분밖에 안 걸립니다.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그러다 보니까 북한으로서는 엄청난 위협을 느끼는 거죠.

이 스텔스기 도입을 못하도록 막아라. 그래서 여기 보면 반대 시위를 막 합니다.

‘청주 오창이 F-35 전쟁 기지냐, 도입 반대한다’

물론 이들만 반대하는 건 아니고요. 당시 그 지역 시민단체들과 함께 연대하면서 여기 보면 노동상담소, 무슨 평화 인간띠 운동본부와 같이 해서 어쨌든 스텔스기 도입 반대 운동을 막 벌이죠.

실제로 이들은 총선 앞두고 민주당 충북도당을 찾아가요. 그래서 실제로 간부와 국회의원을 만나서 F-35 도입 반대를 의제해 달라고 했는데 실패합니다. 민주당에서 안 받아주죠. 잘 안됩니다.

근데 이들은 포섭 임무도 잘 안되고, F-35 스텔스기도 다 도입됐잖아요. 잘 안 돼요. 우여곡절 많이 겪습니다. 민주노총에서도 가입이 거부되고, 이들 평판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노동 사회에서도요.

그리고 진보당 전신인 민중당에 들어가는데, 이런 F-35 도입 반대 같은 걸 하려면 그래도 정당이니까 공식 프로세스를 거쳐야 되는데, 그런 거 없이 (정당 명의로) 막 공문 뿌리고 하다가 징계에 회부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지령 내려온 걸 보면 또 혼이 나요.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주관적인 욕망 의욕만 앞서서 “과도한 목표를 제시하는가 하면, 중심 없이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다 보니까 뭔가 벌린 건 맞는데 결실이 없다.”고 북한으로부터 혼나는 지령을 받기도 합니다.

이들은 정치적인 선거 관련된 지령도 받습니다.


▶USB에 담긴 北지령들… ‘정치 개입’ 임무도?

그러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그 지령들은 대체 어떻게 발견을 해낸 걸까요? 국가수사본부. 국정원까지 같이 하는 수사본부에서 USB를 하나 발견하는데, 이게 국정원이나 경찰 입장에서는 노다지였던 거죠. 여기 다 들어 있었으니까요.

이게 어디서 발견되느냐면, 윤 부위원장 자택 이불 더미 밑에서 발견이 됩니다. 은박지, 봉투 등으로 4중 밀봉이 돼 있었다고 해요. 그걸 발견해서 이 USB를 딱 열어봤더니 이런 것들이 다 들어있었던 거죠.

2017년 6월~2021년 5월까지 북한이 내려보낸 지령, 올려보낸 보고문, 그리고 혈서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다 스테가노그래피, <뉴스터디> 간첩단 편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암호문. 그러니까 딱 봐서는 그냥 클릭해서 열어보면 이런 게 들어있지 않아요. 암호를 풀어야만 이런 게 들어있는 거죠.

파일명은 이런 거였대요. 이 USB 안에 들어있는 파일명은 ‘인간의 조건’, ‘다시 보는 서양음악’, ‘암환자 치료’.

제목만 봐서는 도저히 추정할 수 없는 이름 걸어놓고 그 안에 암호화를 시켜놨는데, 그 암호화 스테가노그래피를 풀어보니까 84건의 파일이 들어 있었던 거죠.

그 안에 북한의 지령이 있었는데 그 지령 중에는 보십시오.

“반일 민심을 이용해서 한미일 동맹을 파열시켜라” 이런 지령이 있었고요.

조국 사태가 터지니까 걱정이 돼서 이런 지령을 내려보냅니다.

제목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로 인해 동요하는 중도층 쟁취 사업’

이 당시가 문재인 정부 때잖아요. 당시에 이제 보수 세력은 상당히 박근혜 정부 탄핵 이후 상당히 침체됐을 때잖아요. 그런데 이 조국 사태로 뭔가 이들이 살아날까 봐 지금 걱정이 되는 거예요.

북한 입장에서는 “현 사태는 보수의 부활, 정권 찬탈을 노리고 촛불 민심의 적폐청산, 검찰 개혁 요구에 도전하는 보수 세력의 기획이다. 그런 재집결 책동에 의해 빚어진 정치적 혼란이 조국 사태다. 이를 수수방관하면 중도층도 피해를 면치 못한다.”

뭐냐 하면, ‘중도층이 보수 세력으로 다시 넘어갈 수도 있으니 이런 보수 세력의 음흉한 의도를 널리 여론화해라’ 이런 지령을 내려보내고, 2020년 4월, 총선 전에는 청주 지역에서 이들은 이제 활동 근거지가 충북 청주니까요. 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후보들을 적폐 세력으로 몰아서 낙선시켜라” 이런 정치적인 지령도 내립니다.

실제로 이들 4명 중 3명이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더라고요.

총책 박 모 씨는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고, 위원장 손 씨는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출마했었고, 윤 부위원장은 시의원에 출마했었고요. 물론 다 당선되지는 않았지만요.

2017년 대선 때는 이들이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 충북지역 노동특보로도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제도권으로 들어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 노동특보가 대단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대선 때 이런 지역 단위로 특보는 수도 없이 뿌려지니까요.

그러면 이런 일을 벌인 이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요? 이게 오늘의 핵심이죠. 짚어보겠습니다.


▶‘청주간첩단’ 역대 간첩단 중 최고형, 왜?

이들 4명에게 검찰이 기소하면서 적용한 혐의들입니다. 많죠. 그러면 이것들이 하나하나 어떻게 판결이 났는지 보겠습니다.

먼저 8조부터 볼게요. 8조 ‘회합’.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북한 인사와는 정부의 허락 없이 만나면 안 됩니다. 회합, 만나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중국‧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몰래 접선해서 만났잖아요? 아까 보셨죠? 처음에 중국 간 거에 대해서는 총책 박 씨가 가서 만났잖아요.

아까 아들 유학 거기 가 있었다고 제가 말씀드렸죠? “아들 지도교수 만나러 간 것이다. 아들 진로 상담하려고 지도교수 만나러 갔다.” 이렇게 부인을 합니다.

다른 접선도 “그냥 여행 간 것”이라 부인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유죄 나옵니다.

왜 유죄냐? 봤더니 아까 누구를 만났다고 그랬어요? 북한 공작원 조일운. 그런데 사진 찍힌 걸 봤더니 이 사람이 캄보디아에 들어갔을 때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북한 여권을 쓴 게 딱 걸립니다. 조일운이 북한 사람이라는 게 드러난 거죠.

더 결정적인 거는 이 조일운 사진을 보여줍니다. 누구에게? 북한 대외연락부에서 경비 업무 담당하다가 탈북한 탈북자에게 조일운 사진을 딱 보여주니까 “어? 내가 본 사람이다. 사진 속 인물은 조일운이고, 북한 대외연락부 직원이다.”라고 확인해줍니다. 북한 사람이라는 게 딱 들통이 난 거죠. 그래서 유죄.

두 번째, ‘통신’. 북한과 마음대로 통신 주고받으면 안 되잖아요. 당연히 부인하죠. “스테가노그래피가 뭡니까? 나는 보고문‧지령문 다 모르는 일입니다”라고 했는데, 아까 국가수사본부가 확보한 이 USB 안에 다 들어 있었잖아요. “이건 나 모르는 일이에요” 했는데, 이게 윤 부위원장 집에서 발견이 됐잖아요.

이불 속에서 뭐가 또 발견이 되냐면, 윤 씨 노트북이 발견돼요. 그 노트북을 봤더니 스테가노그래피 프로그램이 사용된 게 거기 컴퓨터 안에 있고, 그 컴퓨터 안에 윤 씨 공인인증서가 있는 거예요. 이 컴퓨터는 윤 씨 거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과 통신 주고받았다.” 여기 ‘회합‧통신’은 다 유죄 판결이 납니다.

그 다음에 ‘금품수수’. 금품수수는 뭐예요? 아까 북한으로부터 공작금 2만 달러 받았잖아요. 부인합니다. 부인하는데 또 환전하는 장면이 그 돈 받아와서 달러를 환전하는 장면이 CCTV에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돈 받았다. 금품수수 유죄.”

근데 이거 약간 번외 얘기인데요. 아까 북한에게 2만 달러 받았다고 그랬잖아요? 우리나라 돈으로 한 2600만 원. 그런데 그 돈을 또 약간 횡령을 했나 봐요.

보고문을 보면 “박 씨가 활동 자금 중 1만 달러를 유용‧횡령했습니다.” 이런 걸 보고해요. 그래서 이제 북한에서 지령이 내려옵니다. “자세하게 보고하라”고요. 그러니까 내부에서 또 약간 분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정적으로 형량이 올라간 건, 이 중에서 이 형법 114조 ‘범죄단체조직죄’가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거는 아주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해요.

왜냐면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간첩단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한 첫 판결입니다. 다른 간첩단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판결이에요.

무슨 말이냐면, 범죄를 저질렀을 때 개인 혼자 저지른 거와 단체가 조직적으로 폭력도 혼자 폭력을 저지른 거와 조직폭력배, 단체(조직)가 폭력을 저지르면 여기가 훨씬 가중 처벌을 받습니다.

그러려면 진짜 이들이 단체였는지 증명돼야 하는데, 1심 재판부는 “단체 맞다”. 왜? 공동으로 목적이 있었고, 북한 지령에 받은 게 있으니까, 공동 목적을 위해서 각각의 역할을 분담했고, 북한을 ‘본사’라고 부르면서.

조직(단체)가 되려면 지휘 체계가 중요해요. 이들이 정말 누구의 지휘를 받는 거냐, 지휘를 북한으로부터 받았고, 시간상 계속 이루어졌다는 거예요. 이 조직이 일회성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범죄 단체가 조직적으로 저지른 죄가 맞다”고 해서 유죄 판결이 납니다.

그런데 다 유죄가 나온 건 또 아니에요.

6조 볼게요. ‘잠입‧탈출’ 혐의. 이건 뭐냐 하면, 중국과 캄보디아에 몰래 들어갔잖아요? 몰래 가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고 뭐 이렇게 돈도 받아왔잖아요. 이게 잠입‧탈출해서 우리 안보를 위협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립니다. 왜냐? 여기 국가보안법에서 말하는 탈출과 잠입은 반국가단체의 지배를 받는 영역(나라)에 들어갔을 때 잠입과 탈출인 건데 중국‧캄보디아는 엄연히 누구나 갈 수 있는 국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탈출과 잠입이 아니라 입국과 출국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이건 무죄다.”

그 다음에 여기 ‘동조죄’. 동조죄는 뭐냐 하면, 아까 윤 씨 집에 갔을 때 뭐가 발견이 되냐면
‘세기와 더불어’ 같은 북한을 찬양하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그런 이적표현물이 발견됩니다.

그러니까 이적단체의 그런 표현물은 보면 안 되거든요.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근데 그거를 보고 서로 사상학습을 하잖아요. 이런 것들은 다 북한을 찬양 동조하는 국가보안법 7조 위반이라고 검찰은 봤는데, 1심 재판부는 이것도 무죄 판결을 내립니다. 왜냐?

“작은 조직에서 서로 비슷한 생각 공유하는 것이 국가 존립의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걸 과도하게 적용하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오히려 해칠 수 있다.”

그래서 이 정도는 용인해 줄 수 있지 않느냐 해서 무죄 판결이 납니다.

그 다음에 ‘찬양‧고무’ 부분에 이것도 있거든요. F-35 전투기 도입 반대 운동. 이것도 지령받고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해준 거잖아요? 동조해 준 거잖아요.

하지만 “이 운동 자체가 전투기 도입에 영향 못 미쳤다.” 전투기는 예정대로 도입이 됐으니까.

그리고 이 역시 아까 ‘표현의 자유’에 과도한 침해 우려했듯이 “이런 행위를 처벌하면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운동 혹은 자기 지역 이익을 위해 시위하는 님비현상까지 처벌할 수 있게 되니까 이것도 엄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 역시 다 무죄 판결이 납니다. 그리고 형법상 ‘간첩죄’도 무죄 나고, ‘국가기밀 탐지’도 무죄가 나는데요.

이건 왜 무죄가 나냐면, 이들이 정보를 모으잖아요? 간첩죄가 되려면 이것들을 북한에 보내서 뭔가 북한에게 이득을 줘야 되는데. 국가 기밀을 보내면 안 되니까.

그런데 봤더니 국가 기밀이 없더라는 거예요.

“이들이 얻은 정보 자체가 너무 가치가 낮아서 국가 안전에 불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니까 어떻게 말하면 일을 못 했다는 거죠. 북한이 시키는 일을 다 했으면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될 텐데 일을 잘 못 해서 아까 보면 북한에 막 혼도 나잖아요. 제대로 일을 못 하고, 욕심만 앞서고 일만 벌이는데 결실이 없다고.

결실이 없어서 처벌은 낮게 난 겁니다. 무죄가 나는 거예요. 우리나라 처벌에서는.

그리고 마지막 하나 더 있죠. 9조 ‘편의제공’. ‘편의제공’ 부분도 무죄가 납니다. 이 편의제공이라는 건 북한이 원하는 걸 제공했다는 건데,

“북한에 정보를 주면서 편의를 제공했지만 이 역시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해악은 끼쳤다는 것은 증명되지 않았다.”

역시 같은 맥락으로 무죄 판결 났습니다.

그러면, 제가 처음에 질문드렸었어요. 그래서 이들은 어떻게 판결이 나냐면 징역 12년, 징역 12년, 징역 12년. 1명은 지금 아직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요.

제가 처음에 징역 12년이 센 형량이라고 보십니까? 약한 형량이라고 보십니까? 질문드렸는데 재판부에 따르면 “약하지 않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과거 간첩 사건이었던 일심회 사건, 왕재산 사건 보면, 징역 7년 혹은 징역 3년~5년이었는데, (청주간첩단은) 징역 12년이니까 간첩단 선고치고는 센 형량이다. 이렇게 재판부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렸지만 이거 일단 붙여볼게요. 이게 왜 중요하냐? 이런 다른 간첩단 지금 줄줄이 기소돼서 재판 진행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이들에게 이 재판이 분명히 영향 미칠 거예요. 왜냐하면 거의 비슷한 일을 벌였으니까.

(청주간첩단) 1심 재판부 판결, 이게 핵심입니다. 제가 한번 읽어볼게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을 엄격히 해석해야 된다. 국가보안법이 남용되어서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없어야 된다.”

과거의 독재 정권 시절에 과거 정권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이라는 걸 광범위하게 해석하면서 이걸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탄압하는 데 썼잖아요? 그런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이런 것들이 이 국가보안법으로 인해서 과도하게 침해를 당하면 안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것들 이적표현물을 보면서 사상학습을 좀 했더라도 이거는 무죄라고 결론을 내린 거예요.

그러나 “북한과 연계해서 국가의 안전을 해하는 행위가 이러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심사했는데도 이렇게 남용되는 거를 막기 위해 심사했는데도 유죄로 인정될 경우 그거는 정도가 심한 거다.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 엄벌에 처하는 것이 오히려 시민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이게 1심 재판부의 최종 결론입니다

간첩단들이 판결 안 받으려고 재판 지연하려고 별의별 방법 쓰는 것도 <뉴스터디>에서 전해드렸죠? 어떤 방법으로 이 재판을 지연시키느냐, 이들은 1심 판결에서 이런 중형이 나올 걸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1심 판결 이틀 전에 UN에 망명을 요청합니다. 망명이라는 건 뭐예요? 다른 나라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는 거예요. 왜? 정치적인 이유로 탄압을 받고 있다고요.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지 않겠습니까? 다른 간첩단도 1심 선고 나면 그것도 유심히 보겠습니다.

이들과 좀 다른 판결이 나거나 더 엄한 판결이 날 수 있으니까요. 보고 또 기회 되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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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정보람‧손현정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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