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희생자 중에는 아버지 팔순 기념으로 함께 여행을 떠났던 일가족 9명도 있었습니다.
같은 마을 주민들은 주인을 떠나보내고 남은 강아지를 보며 마음 아파 했습니다.
강태연 기자입니다.
[기자]
100여 명이 거주하는 한적한 시골마을, 아버지 팔순을 맞아 방콕 여행을 갔다 참변을 당한 일가족 9명 중 4명이 사는 곳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큰 딸과 외손녀가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난다며 이웃주민에게 키우던 강아지를 맡겼습니다.
이제 강아지만 남아 사람들을 반깁니다.
아버지는 마을 일꾼으로 이웃들을 살뜰히 챙겼습니다.
[마을 주민]
"사람 좋지. (마을) 이장을 몇 년을 하고 총무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
[마을 주민]
"그 소리 듣고 나 저녁 내 막 울었더니 어저께 울음바다 되었는데…"
팔순의 아버지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가운데 제일 나이가 많았습니다.
광주, 경기도에 살던 큰 사위와 둘째 딸, 손주 3명도 같이 여행길에 올랐다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일가족 9명 가운데 한 마을에 살던 6살 손녀를 비롯해 4명이 손주였습니다.
이들 가족과 패키지로 방콕 여행지를 함께 다녔던 또다른 가족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유가족]
"같이 여행한 18명 중에 저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저희 가족뿐만이 아니고 할아버지 생신이라고 따라온 6살 여자 꼬마아이 목소리가 잊히지 않습니다."
화순군청 소속 전·현직 공무원 8명도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됐습니다.
숨진 직원 자리에는 하얀 꽃들이 놓여졌고 동료들이 남겨둔 색색의 메모장이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이제 너 놔두고 동기 여행을 어떻게 가냐. 빨리 와라 기다릴게" 글과 함께 따뜻한 차 한잔이 놓였습니다.
채널A 뉴스 강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이기현 정승환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