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K뷰티에 빠져들고 있죠, 하지만 유독 국산 향수만은 힘을 못쓰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현장카메라, 곽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분 좋은 향기로 사랑받는 향수 브랜드 많죠.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향도 개발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향수 경쟁력은 어디까지 왔는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서울 한 백화점의 프리미엄 향수 매장입니다.
고가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습니다.
[현장음]
"50ml랑 100ml 두 가지씩 나오고 50만 원, 71만 5천 원이에요."
이 백화점 향수 매장은 21곳.
단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외국 브랜드입니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골목의 국산 향수 매장을 가보니 외국 브랜드 향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홍보합니다.
[현장음]
"그거(외국 명품 브랜드)를 모티브로 만든 향이 맞아요. 같을 수밖에 없어요."
한국 향수의 설 자리가 좁은 이유는 향기를 좌우하는 향료 수급 때문입니다.
[○○ 외국 향수 브랜드 관계자]
"(저희는) 들어가는 향료 값이 어마어마해요. 연구소에서 직접 랩에서 인하우스라고 하는데 직접 다 만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 장미향을 만든다면, 외국 브랜드는 장미 수백송이에서 향을 추출해 한 병에 담고 우리나라는 장미 에센스를 사용하는 식입니다.
좋은 향료를 쓰면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인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국내 브랜드 입장에서는 모험일 수 밖에 없습니다.
[김혜은 / 국내 향수 브랜드 대표·조향사]
"우리가 이만큼 좋은 원료를 썼고 뭔가를 했어요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에이 거짓말. 그걸 어떻게 믿어.' 약간 이런 시선도 좀 있는 것 같긴 하더라고요."
지난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총 1조 585억 원, 이 중 90% 이상이 외국 브랜드였습니다.
[나연지 / 경기 김포시]
"그런(명품) 향수를 쓰게 되면 잔향이 굉장히 오래 가는 것 같아요. 한 번 뿌리면 밖에 한 번 갔다가 집에 오면 잔향이 확 느껴질 만큼."
국내서는 전문 조향 인력을 키우기도 어려운 구조입니다.
조향 전문학교가 있는 프랑스 등 외국과 달리 국가 자격증이 없습니다.
5일이면 민간 조향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데, 쉽게 딸 수 있는만큼 전문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조향학원 관계자]
"속성반으로 가능하시고요. 기본 회차가 10회 차예요. 그거를 하루에 이제 두 회차씩 나가고 2주에 한 번 수업이 있어요."
전세계에 한국을 알린 K-뷰티처럼 K-향수 시장 확대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장카메라 곽민경입니다.
PD: 윤순용
AD: 최승령
작가: 신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