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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재명, 이재명…” 與, 이재명 외쳤더니 지지율 올랐다? [런치정치]

2025-01-20 12:11 정치



“좋은 일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최근 여당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보인 반응입니다. 그는 전날(13일)에도 “우리 당이 착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결코 우리 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국민들이) 지지해 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죠. 윤 대통령 탄핵과 체포 국면에서 지지율 상승세는 여당이 예뻐서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로 상징되는 거대 야당을 견제하라는 뜻이라고 받아들인 겁니다.

최근 여당 지지율 상승세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확인됩니다. 오늘(2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살펴볼까요. 국민의힘이 46.5%로 39.0%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약 6개월 만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습니다. 지난 17일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 추세였는데요.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난 조사 대비 5%p 오른 39%였고, 민주당은 36%를 유지했죠. 국민의힘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앞서 나가는 추이가 확인됐다는 게 당 핵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오늘(20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지난 17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

"'野 폭주‧이재명 포비아'에 與 반사이익"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여당 지지율 상승세 원인을 뭐라고 분석할까요? 당 싱크탱크 수장이죠,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양쪽이 다 잘못했기 때문에 국민이 균형을 맞춰주시는 것 같다. 만약 야당이 국가를 위해 안정을 추구하고 국정을 정상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국민의힘이 설 데가 없었을 것"이라고요. 그러면서 "나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국민 눈에는 민주당이 한덕수 총리 탄핵, 카톡 계엄령 등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사적인 이득만 좇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 탄핵, 구속 국면에서 거대 야당의 폭주가 보수층을 결집시켜 여당이 반사이익을 봤다고 보는 겁니다.

'이재명 포비아(공포증)'가 보수‧중도층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당원과 지지자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윤 대통령도 싫고 이재명도 싫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하더군요.

한 당직자는 보수층 결집 원인으로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학습 효과를 꼽았습니다. "윤 대통령 체포쇼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이 작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겪어본 보수층이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차기 대선에서 한번 싸워보라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 체제를 준비하는 분위기입니다. 대선은 중도층 약 40% 중 누가 절반 넘게 얻느냐의 싸움인데, 이제 더 적극적인 중도층 공략을 위해 가야 한다는 겁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분열하지 않고 뭉쳐있던 건 잘한 일이기 때문에 이렇게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이라며 "이제는 이 뭉친 상태로, 분열되지 않게 조금 더 왼쪽, 중도 민심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지도부의 큰 고민은 "중도 보수나 중도층의 눈높이를 맞춰나가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당 지도부가 의원들이 당 차원에서 대통령 관저 앞으로 나가는 걸 막아왔던 이유기도 하죠. 윤 대통령 지지층인 강성 보수 지지자들과 중도층을 함께 공략하는 게 국민의힘의 숙제로 떠올랐습니다.

비대위서 ‘이재명’ 거론 59번, 왜?

상당수 의원들은 "중도부터 강성 보수까지 모두 찬성하는 건 '이재명 대표 구속'과 같은 메시지"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관저나 서부지법 앞에 나갔던 사람들도, 일반 중도층도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데 그건 바로 '윤 대통령도 구속됐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구속이 안 되나'라는 거였다"고 전하더군요.

그래서일까요. 오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이름이 약 59번 거론됐습니다. “이재명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원”(권영세 비대위원장) “전과 4범, 12개 혐의, 5번 재판만큼 일생을 무질서하게 살아온 이재명이 질서를 의논하는 것은 기만을 넘어선 법치주의에 대한 조롱”(권성동 원내대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죠.

윤 대통령을 버릴 수도 옹호할 수도 없는 국민의힘. 설 연휴 밥상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이렇게 ‘반(反) 이재명 전선’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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