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 정치부 이세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Q1. 여당이 갑자기 '승복'이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왔어요. 당 공식입장 뚜렷하게 하면서요. 왜 지금 이시점에 나온걸까요?
이유는 둘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승복이란 단어를 먼저 꺼낼 만한 탄핵심판 결과를 확신했든가, 아니면 결과는 모르지만, 야당보다 먼저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내는 게 지금 시점에 중요하든가.
Q2. 그러니까요. 흔힌 뭐 자신 있는 사람이 먼저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자신감인 건가요?
오늘 탄핵 승복 메시지에 앞서, 이런 이야기를 덧붙인 게 말씀하신 생각을 더 키운 것 같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덕수 총리 탄핵 사건은 이미 평의가 끝났다고 합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할 수 있지만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참겠습니다."
한 총리 탄핵심판 관련해서 헌재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안다, 그런데 말 안하고 참겠다.
대통령 탄핵 심판 분위기도 여당에 뭐가 감지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게 만드는 부분이잖아요.
권 원내대표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전혀 그런 건 아니라고 선을 긋더라고요.
물론 뭔가 있는 것 같은 분위기 풍기는 자체가, 지지여론을 고무시키는 효과는 있겠죠.
Q3. 그렇다면요. 여당이 이런 승복 메시지를 강조해야 할 이유가 지금 이 시점에 있을까요?
돌이켜 보면,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 탄핵심판에 이른바 '로우키 전략' 구사했습니다.
의원들이 장외로 뛰쳐나가 어떤 센 발언해도, 지도부는 센 발언 자제하고, 대통령과 적정거리를 유지해 왔죠.
만약의 탄핵 인용 사태에 대비한 전략이었습니다.
이 로우키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Q4.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겁니까?
탄핵이 만약 인용 된다면 곧바로 조기대선입니다.
계엄으로 대통령 탄핵시킨 정당이란 공격 받을 수 있는데, 헌재 결과 어떤 것이든 승복한다고 민주당보다 먼저 이야기 했다며 희석시킬 수 있겠죠.
한 지도부 의원은 "판결에 불복할 일부 의원들이 나올 수 있는 격앙된 상황 아니냐"면서, 미리 지도부가 승복 선언을 하는 게 여당으로서 국민들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고 하더라고요.
탄핵 이후 당내 분위기 빠르게 정리하고, 중도층에게도 나중에 어필할 수 있는 지금 시점의 태도를 미리 적립해 놓는다는 취지이죠.
Q5. 그럼 민주당 쪽에서는 승복한다는 메시지가 안 나온 건가요?
그것도 아닙니다.
민주당도 이미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한다는 얘기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저희 채널A 출연해 "승복 당연히 해야하고 안 하면 어떻게 하겠냐,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이렇게 강조한 적도 있고요.
오히려 여당이 말하는 승복이 진짜 승복이 맞느냐고 되물으며 역공하는 분위기입니다.
Q6. 진짜 승복이 맞느냐는 게 무슨 말입니까?
헌재 판단 승복한다는 자세가 떄에 따라 다르다며 이중적 태도라는 겁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해야 된단 헌재 결정에 국민의힘은 승복했느냐"면서 "진정성 없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대통령 탄핵되면 빠져나갈 출구전략 미리 만드는 거라고요.
오늘이 대통령 탄핵 선고가 유력한 한 주의 시작입니다.
여든 야든, 이번 서로 준비한 카드 다 쏟아 낼 것이고요.
오늘 이 승복을 둘러싼 논쟁도 그런 마지막 여론전의 신호탄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