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 본회의에서 투표를 마치고 급히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이춘석 의원. (출처 : 뉴스1)
바로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았던 이춘석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명의 계좌로 주식 거래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경제2분과는 새 정부가 대한민국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가장 중시해온 인공지능(AI) 관련 국정과제와 정책 수립을 담당해왔죠. 그런데 이 의원이 '차명 보유' 의심을 받는 주식이 공교롭게도 네이버나 LG CNS 같은 AI 관련주라 이해 충돌 논란이 커졌습니다.
특히 과기부가 AI 국가대표 기업으로 네이버와 LG를 선정한 날(4일) 해당 주식을 거래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죠.
이에 이춘석 의원,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됐고 국정기획위에서도 해촉됐습니다. AI 산업 육성부터 AI 사회 구상까지 새 정부의 모든 정책에 'AI DNA'를 심는다는 구상으로 열심히 달려온 경제2분과는 성과 발표 일주일 전, 분과장이 사라져 힘이 쭉 빠져버렸습니다.
"野 '국정위 해체' 주장에 할 말이 없어"
사실 국정위는 당초 7월 말 정도로 대국민 보고회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대통령실 일정 등을 이유로 8월 중순으로 늦춰졌습니다. 그 때문에 국정위 내부에선 "차라리 7월에 보고회를 했더라면 훨씬 더 힘을 받았을 텐데, 지금은 완전 의기소침한 상태"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춘석 의원 논란으로 13일 대국민 보고회도 빛이 바랠까봐 우려하는 겁니다.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경제2분과 감찰, 국정위 해체까지 주장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 했는데요. 이제 와서 AI 관련 국정과제를 내놔도, 혹여나 '특정인의 사적 이득을 위한 국정과제 아니냐' 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입니다.
"사전 정보로 AI 주식 샀을 가능성 0%"
다만, 국정위에선 "이 의원이 사전 정보를 취득해 AI 관련 주식을 샀을 가능성이 없다"고 항변합니다. 경제2분과 핵심 관계자는 "정말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다. 0%라는 건만 확실하게 알아 달라"고 했습니다. "내부 정보가 아니어도 네이버나 LG 정도면 누구나 다 (AI 수혜주로) 생각해 우량주로 갖고 있을 법한 종목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경제2분과가 AI 정책 설계를 담당하고 과기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아온 것도 맞지만, 앞으로의 공약 실천 계획을 점검하는 업무였을 뿐이란 겁니다. 과기부의 'AI 국가대표' 선정 사업처럼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다른 경제2분과 관계자는 "기획위원이나 전문위원들도 다 국정위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있는데, 과기부가 AI 국대 기업을 선정하는 데 관여하거나 내용을 공유 받는 게 가능했겠냐"고 되물었습니다.
국정위가 찾은 기업 '주가 상승'
국민의힘은 '이춘석 특검법'을 띄우며 "국정위의 즉각 해체"까지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국정기획위원들이 보유한 주식의 이해 충돌 여부를 전수조사하자는 요구도 나왔습니다. 국정위가 활동 기간 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진 만큼,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가 더 없는지 살펴보자는 겁니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CJ ENM은 최근 일주일 새 주가(8일 종가 기준)가 10% 정도 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실 경제2분과는 국정위 출범 초기부터 말이 많았던 분과입니다. 지난 6월 정부 부처 업무 보고를 받던 중 자료가 유출돼 홍역을 치렀는데요. 당시 분과장이던 이춘석 의원, 현장에서 노발대발하며 법적 조치와 사설 경호 등을 언급했었죠. 이렇게까지 자료 외부 유출에 민감했던 이춘석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명의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다 포착된 건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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