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이기영(출처=뉴시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기영에게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종원)는 오늘 오전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등 9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기영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의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해 행위와 그 이후의 범행까지도 철저히 계획한 다음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유지했다”며 “인면수심의 잔혹한 범행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사형에 대해서는 “사형 제도는 사법제도의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고, “현재 확인된 양형 조건들로만으로는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 명백히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법이 허용했더라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택해 피고인을 영원히 이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방안을 고려하였을 수도 있을 만큼 대단히 잔혹하고 중한 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함께 살던 여성을 둔기로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하고, 불과 4개월 후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가 나자 기사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에 참석한 유족들은 눈물을 보이며 “당연히 사형을 기대했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항소 의지를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