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한러시아대사관이 최근 북한의 새 선전 영상 '친근한 어버이’를 우리 국가정보원이 접속 차단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차단 조치가) 무섭지 않다"며 비꼬는 듯한 글을 온라인에 게재한 것으로 16일 확인 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북한을 띄우고 한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북러시아대사관은 15일 오후 대사관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4분 남짓한 친근한 어버이 풀 영상을 게시하며 "갑자기 이 노래가 대한민국 (온라인) 사이트를 비롯해 ‘틱톡’과 기타 SNS에서 인기를 모으고 유명해졌다"며 한글과 러시아어로 소개했습니다.
이어 대사관 측은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이 노래가 주민들의 '사상적 순결성'에 해를 준다고 보고 감상 금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우린 그 조치가 무섭지 않다. 노래를 함께 감상하자"며 우리 국정원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남겼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국정원을 콕 집으면서까지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북한학)는 "최근 5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대사관 측이 북한 띄우기를 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또, '친근한 어버이'의 선전 효과가 크다는 점을 들며 "러시아도 북한의 선전효과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방중 이후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국정원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북한의 선전곡 '친근한 어버이'의 영상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제44조 7(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이 정한 요건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국내 접속 차단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