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때문에 국제적 망신까지 샀던 서울 월드컵 경기장, 앞으로는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7~8월엔 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는데요.
지난 6년간 여름에는 대관해준 사례가 거의 없어,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민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9월 경기장 모습입니다.
군데군데 잔디가 벗겨져 하얗게 흙이 드러나고, 움푹 파이기도 했습니다.
폭염 때문입니다.
[김기동 / FC서울 감독 (지난 9월)]
"경기장 (잔디) 사정이 진짜 열악해서 너무 안 좋아서. 퀄리티 있는 마무리가 잘 나오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후 콘서트 개최 등 재차 잔디 훼손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시설공단이 대책으로 더위가 절정인 7월과 8월에 문화행사 대관을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경기장에 사용된 잔디는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한 종입니다.
골프장에서도 동일한 종의 잔디가 마르거나 타버리기도 했습니다.
한여름에 그라운드 사용을 자제해 잔디를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문화행사는 8건, 이중 7~8월 행사는 지난해 잼버리 콘서트 한 건뿐입니다.
두 달 대관을 제한하는 대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심규열 / 한국잔디연구소 소장]
"올해 같은 기상이 지속된다면 9월 중에도 사용을 좀 자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단은 대관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채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편집 : 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