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득표율 10%도 안 되는데…김경수‧김동연의 진짜 꿈은? [런치정치]

2025-04-22 12:46 정치

누적 득표율 89.56%(이재명) 대 5.17%(김경수), 5.27%(김동연).

반환점을 돈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반전은 없었습니다. 지난 주말 충청‧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90% 가까운 누적 득표율을 기록해 '구대명'(90% 득표율로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이란 신조어까지 생겼죠. '양김'(김경수 김동연)이 10%는 넘겠지'란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둘 다 5%대 득표율에 그쳤습니다. 호남권과 수도권 경선, 그리고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긴 하지만 결과를 뒤집긴 어려워 보이죠.

이미 결과가 정해진 싸움에 왜 나가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후보 1인당 내는 4억 원의 경선 기탁금도 부담일 겁니다. 득표율 10%도 안 되는 상황에서, 김경수 김동연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진짜 속내는 뭘까요.

 지난 20일 오후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가 손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출처 : 뉴스1)
'이재명 다음은 김경수' 부각

민주당 경선 전국 순회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김경수 후보 측 핵심 관계자를 만나 물어봤습니다. 진짜 목표가 무엇이냐고요. 이 관계자는 "이번 경선에서 얼마나 득표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안희정 후보의 득표율(21.5%)만큼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요.

당시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론을 형성한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였죠. 당시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에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중도 색채가 강해 문 전 대표보다 확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죠. '비서에 대한 권력형 성범죄'가 불거지기 전까지 '문재인 다음은 안희정'이란 말이 나왔었습니다.

목표와 달리 김경수 후보는 아직 5%대 누적 득표율에 그치고 있죠. 기대엔 못 미치지만, 김 후보 측은 이번 경선을 통해 당원과 국민에 눈 도장 찍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경남지사를 지낸 김 후보가 자신을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겁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에 '겸손한 권력'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그것이 단면으로 김경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한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김경수 후보는) 참 똑똑한 사람이다. 워낙 준비가 철저하다"며 "이번 대선만을 위해 어려운 길을 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캠프 관계자도 "언제든지 김 후보를 포용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는데요. 일단 당장 내년 있는 지방선거에서 경남이 아닌 다른 광역단체장에 도전하거나 차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정치적 커리어를 탄탄히 쌓아 '차기, 차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 하겠다는 겁니다.

3년 전 입당한 김동연 "당원과 스킨십 강화"

김동연 후보는 이번 경선에 임하는 열정이 대단합니다. 그는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시중 은행에 들어간 뒤 야간 대학교를 다니며 입법ㆍ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부처 요직을 두루 거친 입지전적인 인물이죠. 경제 관료로 일할 때도 소문난 워커홀릭이었는데요. '선거를 돕는 사람들의 바닥난 체력을 김 후보 에너지로 충전시킨다'는 말도 주변에서 나옵니다.

김동연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최종 득표율 20%가 일단 가장 가까운 꿈"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경기지사 연임이나 당권 도전 여부는 추후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는 거죠. 또 다른 관계자는 "차근차근 다음 스텝을 밟아온 궤적을 보면 김 지사의 다음 행선지를 추측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번 경선에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는데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90% 표를 얻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압도적 정권교체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작심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착한 2등 전략은 단 1도 생각한 적이 없다"고도 못 박았는데요. 이재명 후보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공격받고 있지만, 잘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도 뚜렷합니다.

2022년 입당해 당 경력이 짧은 김동연 후보는 이번 경선을 통해 지역 조직도 다지고, 당원과 스킨십도 늘리고 있는데요. 결국 더 큰 꿈을 꾸려면 당심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보는 거죠.

'경제 전문가'라고 자부하지만, 김 후보 측은 또다른 고민이 있습니다. 연설을 하거나 TV 토론회에 나가면 준비한 원고보다 말이 길어져서 의욕만큼 메시지를 잘 전달하지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인지 김 후보는 어제(21일) 정치 풍자 예능쇼 녹화에 참여해 이미지 탈바꿈에 나섰습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좀 더 위트있고 유연한 정치인으로 거듭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호남 경선에서 추격 노리는 '양김'

두 후보 모두 사흘밖에 남지 않은 26일 호남지역 경선 준비에 한창입니다. 김경수 후보는 오늘 전북 당원들과 간담회 후 광주에서 민생 행보를 하고요. 김동연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의 명칭을 5.18 광주민주항쟁으로 변경하자'고 제안하는 등 호남 맞춤형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김경수 후보는 지역자치 현실을 잘 아는 만큼 호남 메가시티 공약에 집중하겠단 계획이고요. 김동연 후보는 DJ 정신 계승 의지를 호남에서 더 강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경선 기간 두 후보 캠프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에 맞서기 위한 단일화는 없다는 겁니다. 이번 경선이, 두 후보가 정치적 체급을 키우며 다음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까요.
[채널A 뉴스] 구독하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