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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탑골공원 ‘장기 금지령’ 한 달…술판 사라졌나?

2025-09-02 19:30 사회

[앵커]
어르신들 성지로 불리는 종로 탑골공원, 장기를 두면서 벌어지는 술판이 공원 분위기를 해친다며 장기금지령이 내려졌죠.

어르신들 여가였던 장기판을 없애는게 능사냐, 당시 논란이 있었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탑골공원의 모습은 달라졌을까요. 

현장카메라, 정경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30년 동안 자리잡고 있던 장기판이 사라지고 현수막과 노란색 통제선만 남았습니다.

공원 풍경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평일 오전인데도 공원 담장 주변에는 술냄새가 진동합니다.

[탑골공원 관리자]
"어르신, 정신 차려보세요. 어르신, 얼른 일어나셔."

[취객]
"누가 찍으래. 나한테 허가 받았어? "

밤이라고 다를건 없습니다.

탑골공원을 아껴달라는 현수막 바로 앞에 소주병과 막걸리병이 보입니다.

술에 취해 노래도 부릅니다.

[현장음]
"사랑의 눈으로 어느 때나 나를 바라보시고. <술 많이 드셨네.>"

웃옷을 벗고 길바닥에 드러눕는 사람도 있습니다.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가 국가유산 보호를 위해 장기를 금지했지만 취객은 여전한 겁니다.

[김민철 / 종로2가지구대 경사]
"오전 중에 한 4건 정도 출동을 했습니다."

그나마 장기판이 사라진 이후 줄어든 편입니다.

[인근 상인]
"쓰레기가 없으니까 좋아요. 소변 보시고 하는 분도 없고 깨끗하잖아."

공원에서 장기를 두던 노인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하루 아침에 놀이터가 사라진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인근 골목과 공원을 돌며 찾아봤습니다.

[어르신]
"다 뿔뿔이 흩어졌어. 없어졌지 6년 동안 거기서 놀았는데."

공원이나 복지센터로 흩어졌거나 일부는 장기를 두지 못해도 탑골공원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박창옥]
"진짜 너무 서운해. 사람이 갈 데가 없고 여기는 주소가 서울로만 돼서 경기 사람들은 갈 데가 없어. 어제도 왔다가 쫓겨나고 그랬어. (쫓겨나셨어요?) 그럼."

구청에서 안내한 노인복지센터 장기실은 만원입니다.

[김승창]
"이 노인들이 갈 데가 없어 여기서도 포화 상태야."

탑골공원 인근에 숨어서 장기를 두는 노인들도 있었습니다.

[이기형]
"못 두게 하니까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쫓겨다니면서"

[김명균 / 탑골공원 관리자]
"(오늘 아침에) 여기다 장기판 놓으시고 장기를 두 분이 두고 계시더라고요."

구청은 어르신들을 위한 추가 공간을 찾고 있습니다.

[류연숙 / 종로구청 문화유산과장]
"노인분들 놀이 장소가 없어졌다는 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요."

장기 금지령에도 사라지지 않은 음주 추태를 막기 위한 과태료 부과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우리도 엄연히 대한민국에 시민권이 있는 사람이잖아요."

현장카메라 정경은입니다.

PD: 장동하
AD: 진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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