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에서 곰 사육이 금지됩니다.

법 시행을 3개월 앞두고, 곰값을 제대로 쳐달라는 농장주와 적당히 곰을 넘겨달라는 동물 단체 그리고 내년이면 다 몰수라는 정부 사이에 말 그대로 치열한 '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현장카메라 정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이건 곰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A 곰사육농가 주인]
"내가 한 마리당 50년 전에 (압구정) 현대아파트 600만~700만 원 할 때 4300만 원씩 주고 샀거든."

곰사육 금지를 3개월 앞두고, 이 농장주는 마리 당 500만 원에 반달곰 12마리를 넘기기로 했습니다. 

3년 가까운 동물 단체의 설득 결과입니다.

"내가 산 거 한 마리 값도 안 된다고…" <어쨌든 법의 시간은 흘러가고, 몇 달 안남았어요. (내년부터) 불법이기 때문에…>

[이다솜 /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환경부가 본인들의 역할을 보호시설을 마련하는 것에 선을 그었고, 그래서 단체들이 모금을 해서 지금 곰을 매입을…"

무진동 차량에 실리는 반달곰.

7시간 달려 전남 구례에 있는 보호시설로 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장주는 동물단체가 제시하는 금액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김광수 / 사육곰협회 대표]
<500만 원 선에서 합의가 너무 어렵나요?> "내가 웅담을 꺼내서 팔면 1500만, 2000만 원 받는데 무슨 500만 원 주고 이걸 팔아요."

<정말 연말까지 좀 이런 상황이 유지되어 버리면…?> "아마 대부분의 농가들, 마리 수가 많지 않으니까 다 도축할 거예요."

사육이 금지되는 내년부터는 전부 몰수라는 환경부 입장에 더 격앙돼 있습니다.

[B 곰사육농가 주인]
"개인 사유 재산을 어떻게 정부에서 빼앗아 가나? 김정은이가? 그렇지 않잖아 사회주의가 아니잖아요."

<어떻게 좀 대응하시려고요?> "그러면 내가 곰을 다 갖다가 환경부에 갖다가 풀어주면 되지. 지금 80마리 있는거"

[C 곰사육농가 주인]
"내가 포수야. 총을 잘 쏴서. 우리 집에 (곰) 몰수하러 오라고 하셔. 내가 온 놈들 머리통만 딱딱 쏴버릴라니까"

<그럼 선생님은 한 마리당…> "1년에 사료비 (마리 당) 100만 원 들어요. 그러면 10년이면 1천만 원이잖아요. 그 정도는 줘야지"

하지만 환경부도 확고한 입장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법 시행되면) 무상 몰수를 규정해놓고 매입이 쉽지 않으니 국가가 매입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하면 사실 앞뒤가 안 맞는…"

캄캄한 밤 새 보금자리에 도착한 12마리의 반달곰.

그런데 1마리의 심장이 뛰지 않습니다.

"청진기 가져와주고, 산소발생기 연결해줘 (심폐소생술)"

인간들의 지난한 곰값 씨름이 계속되는 동안 자신의 운명을 알 수 없이 방치된 사육곰들. 

아직도 전국에 250마리가 남았습니다.

채널A 뉴스 정성원입니다.

PD : 윤순용
AD : 최승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