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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간다]“국산이에요”…거짓 원산지에 카네이션 농가 ‘울상’
2023-05-10 09:46 사회



“유찰, 유찰, 유찰”

 농협부산화훼공판장에서 지난 5일 카네이션 경매가 열렸다

1년 중 카네이션이 가장 잘 팔리는 5월 첫 주,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 경매장을 찾았습니다. 꽃 시장에선 가장 대목인 시기이지만, 웬일인지 경매장 분위기는 싸늘했습니다.
농협직원이 “빨간색 카네이션”을 아무리 외쳐도 종이를 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결국 “유찰이요”만 반복됐습니다.

“어제 유찰돼서 지금 여기 그대로 있어요, 꽃. 카네이션이 솔직히 지금 이 시즌 보고 농사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유찰돼서…. 올해는 진짜 큰일이야.” -서동숙 카네이션 농민

경매장에 내놓은 카네이션 물량은 직전 경매 대비 60%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가격은 더 떨어졌습니다. 농가는 원인을 수입산 카네이션 때문이라 말합니다. 중국산은 국산 카네이션보다 30% 저렴한데, 난방비며 비룟값이 급등해 생산비가 오른 국산 카네이션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시장 논리에 의하면 가격 싼 걸 구입하기 마련이거든. 소비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고. 그걸 사서 판매해야 또 경쟁력이 생기니까 수입을 구입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안병노 카네이션 중도매인

직접 꽃집 다녀보니…원산지 속여

 직접 꽃집에 방문한 기자

농민들은 소매점에 원산지라도 제대로 적혀 있으면, 소비자들이 이왕 국산을 고르지 않겠냐며, 원산지 관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과연 소매점의 실태는 어떨까. 직접 부산 꽃집 12곳을 다녀봤습니다. 그 중 2곳만 원산지를 표시해놨고, 나머지는 표시 의무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꽃집 대부분 국산과 수입산을 함께 팔고 있었습니다.

기자 : 원산지 표시는 안 해요?
상인1 : 저희는 따로 안 해요.
상인2 : 구청에서 따로 나와서 규제하진 않더라고요.

기자 : 사람들이 원산지를 물어보기도 하나요?
상인3 : 100% 안 물어보죠. 인식이 아직까지 몰라요. 이게 먹는 게 아니잖아요. 일단 보는 거니까 그렇게 심각성이 없는 것 같고….

원산지표시법에 따르면 카네이션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최대 1천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국산 표시는 없지만 국산이라 소개한 카네이션 6다발을 구매해 농산물품질관리원에 감정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2다발 중 2다발이 수입산일 확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산 카네이션과 수입산 카네이션

국산 카네이션은 꽃받침이 연하고 얇지만 수입산은 진한 녹색을 띄고 두껍습니다. 또, 국산은 줄기가 가늘고 잎이 많이 붙어있지만 수입산은 줄기가 두껍고, 수입 과정에서 병해충이 붙어오는 걸 막기 위해 잎을 일부러 제거해 잎이 거의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듭니다. 농민들은 단속을 강화해달라고 호소합니다. 동시에 어버이날, 바뀐 소비자 선호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꽃 한 송이라도 가정 꽃 문화가 되면 그나마 좀 나을 텐데 아직 우리나라는 형성이 안 돼있습니다. 그 와중에 계속 수입이 들어옵니다. 농가는 더 죽는 거죠.” -정윤재 카네이션 농민


*뉴스A의 코너, ‘현장카메라’와 ‘다시간다’에 담지 못한 취재 뒷이야기를 풀어냅니다.


▷[현장 카메라] <뉴스A, 지난 8일> 
[기사 링크 : https://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346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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