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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시간을 되돌려 드립니다” 이색수리소 인기

2025-02-20 19:40 사회

[앵커]
수십 년된 문구제품부터 망가진 인형까지 옛 모습 그대로 살려내는 이색수리소가 인기입니다.

김승희 기자가 현장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누구나 오래 간직하고 싶은 추억의 물건이 하나씩 있죠, 이를 도와주는 이색 수리소들이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하루 수십 개의 연필을 깎고 또 깎는 이곳.

한 연필깎이 제조사의 수리 사무소입니다.

매일 15개 안팎의 택배가 도착하는데, 이날은 1987년에 만들어진 38살 된 연필깎이가 들어왔습니다.

[현장음]
"깎아보면 어디가 안 깎이는지 (나와요). 겉돌아버려요."

수리공의 손을 거치면 다시 추억의 소리를 내며 경쾌하게 돌아갑니다.

손편지가 같이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른다' '힘든 시간을 함께했다'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을 안고 수리를 문의하는 겁니다.

[김원래 / 주임 (6년째 연필깎이 수리)]
"사연들이 와요, 편지가. 연필깎이가 이 사람한테는 정말 소중하고 추억이 있는 거구나. 그렇기 때문에 더 정성껏 해주게 돼요, A/S를."

낡은 인형을 고치는 인형병원도 있습니다.

인형병원에서는 주인이 '보호자' 인형은 '아이'가 됩니다.

보호자가 인형을 맡기면 이렇게 진단명이 적힌 입원확인서와 함께 치료실로 보내집니다.

[김갑연 / 인형병원 대표]
"이 친구는 가장 심한 중환자 단계. 근데 보호자님은 이 자체 현재 상황, 상태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시거든요. 안쪽으로 천을 덧대서 천을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수리해요)."

입원 순서에 따라 1만 가지가 넘는 원단과 재료로 수술이 진행됩니다.

해지고 바랬던 인형이 그때 그 시절 모습을 되찾는 겁니다.

[최미선 / 인형병원 고객]
"3살 때부터 (아이가) 애착 인형을 가지고 있었는데 세탁기에 넣고 많이 빨았거든요. 힘 엄청 없는 인형이었는데 통통해져서 왔어요. 지방 이식했다고."

레트로 문화가 유행하며 필름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쓰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박현지 / 경기 화성시]
"엄마가 저 아기 때 사셨던 거를 (주셨어요). 15년은 되지 않았을까요. 그냥 사진이 아니라 추억이 담기는 느낌인 것 같아서."

34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메라 수리소.

요즘에는 2030 손님까지 늘며 서너평 공간에서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합니다.

[윤이식 / 옛날카메라 전문 수리공]
"다 젊은 사람들이에요. 손님이 받았을 때 그 느낌이 막 기분이 좋아서 '어떡해, (카메라가) 살았구나' 하는 그때가 쾌감이 최고, 기분이 좋죠."

각양각색의 이색 수리소가 사람들의 추억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장동하
AD 송시원
작가 신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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