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8일 장관 퇴임식에서 미취업 청년 문제를 언급하다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그는 퇴임식 전 날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다 눈시울을 붉혔죠. 청년 일자리를 언급하다 연이틀 눈물을 보인 겁니다.

1951년생, 올해 만 73세인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 가운데서도 가장 고령입니다. 3선 국회의원, 재선 경기도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도지사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역임했죠. 윤석열 정부에서 8개월 동안 장관을 지냈지만, 2030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갖기 한참 전 활발하게 활동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김 전 장관, '청년 이슈'를 화두로 들고 대선 경선에 출정했습니다. 그제(9일) 국회에선 캠프에서 함께 할 청년들과 나란히 선 채 대선 출마를 선언했죠. 어제(10일) 첫 공식일정으로 전태일 기념관을 방문하면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1호 공약도 '청년 일자리'를 내세운다고 하는데요.
김 전 장관, 청년에 이렇게 공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청년들을 향한 '일방적 구애'는 아닐까요. 상대적으로 낮은 청년 지지율은 어떻게 극복할까요.

"노동 운동도, 장관도 화두는 청년"
김 전 장관이 노동 운동을 할 때부터 지난 40여년 간 지켜봐 온 측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 전 장관 인생과 업적이 모두 '청년 일자리'였다"고요. 군사 정권 시대에는 노동 현장에서 인권 탄압을 당하던 청년 노동자들을 위해 싸웠다면, 경기지사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선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몰두해왔다고요.
대표적인 '탄핵 반대파'로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김 전 장관은 '중도 확장성 한계'가 약점으로 거론되죠. 이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청년과 일자리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청년 문제를 대하는 김 전 장관의 진전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전 장관이 '쉬었음' 청년이 50만 명을 넘는다는 걸 보고 울었다더라. 이후로 더 청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면서요.
대선 출마선언 뒤 첫 일정으로 청년들과 함께 전태일 기념관을 찾은 것도 이런 그의 인생을 강조하는 행보라고 볼 수 있겠죠.

"탄반 시위 참여 2030세대에 호소"
김 전 장관은 경선 캠프에도 청년들을 적극 기용했습니다. 최인호 서울 관악구의원을 부대변인으로 기용하고, 그를 위원장으로 하는 청년선대본부도 차릴 예정입니다. 개헌이나 연금개혁과 같은 이슈들에 '당사자'인 청년들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건데요.
김재원 총괄선대본부장은 "(최 부대변인에) 청년 공약, 정책 활동에 대한 권한을 주고 총괄 지휘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하더라고요. 서울대 재학생인 김민섭 청년대변인도 일찌감치 선임해 두었습니다.
김문수 캠프에 합류한 청년들, 탄핵반대 시위에 등장했던 2030 청년들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포부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최 부대변인은 "보수진영에서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높인 게 역사상 처음 아닌가"라며 "탄핵 이후 거리에 나왔던 청년들의 낙심이 큰데, 구심점을 모아서 함께 활동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엔 대학생들을 조직해 캠프에 합류하도록 할 예정이라고도 밝혔습니다.
20·30대 한자릿수 지지율…전략은?
김 전 장관이 청년에 이토록 공들이는 이유, 아직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는 20대, 30대 지지율과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오늘(11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김 전 장관의 전 연령대 지지율은 9%였는데, 20대에선 2%, 30대에선 5%에 머물렀습니다. 60대(16%), 70대 이상(26%)에 비해 청년층에선 상대적으로 지지를 못 받는 겁니다. 어제(1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서도 전 연령대에서 지지율 12%를 기록했지만 20·30대에선 3%에 그쳤죠.
캠프에서는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입니다. 최 부대변인은 "탄핵 전부터 조기 대선을 준비했던 다른 후보들과 달리, 탄핵 인용된 후 출마하게 된 만큼 아직 청년들 관심이 집중되지 못했을 수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공약과 메시지가 나온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년 연장 반대'도 청년을 향한 김 전 장관의 전략인데요. 김 전 장관, "나이 든 사람 정년을 연장해 버리면 청년들은 좋아하는 공무원·공기업·대기업에 들어갈 자리가 안 나온다"고 말했었죠. 캠프의 최우영 정책실장도 "청년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일괄적인 정년 연장에는 명확히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