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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팬, 주부 파고들었다…정원오의 ‘X 정치’ [런치정치]

2026-03-23 14:34 정치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1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출처 : 뉴시스). 정 후보는 X에서 자신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출처 : 정원오 X)
"원오위키를 소개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원오 전 서울 성동구청장, 어제(22일) X(옛 트위터)에서 평소처럼 자신을 홍보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오늘(23일)부터 이틀간 치러지는 예비경선을 앞두고 정 후보를 향한 김영배·박주민·전현희 후보 등의 공격이 주말 내내 이어졌지만, 맞공격은 자제하면서 말이죠.

구청장 같은 기초단체장은 상대적으로 국회의원들에 비해 언론에 노출될 기회가 적은 편이죠. 그런 정 전 구청장이 여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엔, 3선 구청장을 지내면서 지역에 스스로 이름을 알린 노력이 있었습니다.

"앨범 발매 축하합니다" 왜?

정 전 구청장이 지역 여론을 파고든 동력은 뭘까요. 일만 잘 해선 되진 않습니다. 일을 잘 한다고 잘 '알려야' 하는 거죠. 그게 바로 SNS, 정 전 구청장의 핵심 무기입니다.

정 전 구청장은 유독 SNS 중에서도 'X'를 자주 활용합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메시지를 알리는 수단으로 페이스북과 X를 함께 사용하는데, 긴글을 올리기 좋은 페이스북에는 자신의 정제된 생각을 길게 적어 올리죠.

반면 글자 수가 제한돼 있는 X는 빨리 퍼지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타인의 게시물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는 방식)하기도 쉽고, 자신이 쓴 내용이 어떻게 전파되는 지도 바로바로 보입니다.

특히 X엔 K팝 팬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요. 2014년부터 X 활용 12년차에 접어든 정 전 구청장은 X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정 전 구청장이 구청장을 지낸 서울 성동구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큐브엔터테인먼트' 본사가 있는데요. 두 엔터 회사와 관련된 언급을 자주 해왔습니다. 가령 2023년 당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가 성동구민생활체육센터를 바라보는 사진을 한 팬이 X에 올리자, 정 전 구청장이 해당 게시물을 인용해 조회수 63만회를 기록했습니다. 재게시도 수천회에 달했고요. 자신의 이름 석자는 안 나와도 아이돌과 '성동구'가 언급된 글을 인용하고, 그 글을 다시 팬들이 재게시하면서, 청년층에 자신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킨 겁니다. 성동구 주민인 가수의 앨범 발매 축하글을 남기기도 하고요.

 정원오 전 구청장은 서울 성동구에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의 팬이 X에 올린 글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출처 : 정원오 X)
지역 곳곳의 의미 있는 곳들을 X에 공유하면서 지역 맘카페에서도 이름을 빠르게 알렸죠. 지역 맘카페에서 팬클럽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맞팔합시다"

예비후보가 되고 나서도, 직접 자신에 대한 글을 인용해 소통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맞팔(서로 팔로우)'해달라고 했더니 진짜 해주셨는데, 그 계정이 폭파됐다"는 한 이용자의 글엔 "폭파라니, 다시 맞팔합시다"라는 글을 남깁니다. 자신을 응원하는 글엔 "지켜보고 있었다"거나 이모티콘을 남기며 글 하나하나 호응하기도 했죠.

예비경선이 시작되는 오늘도, 정 전 구청장의 X는 쉬지 않습니다. 정 전 구청장은 자신에게 투표했다고 인증하는 X의 글들을 재게시하는 등 투표 독려에도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 전 구청장의 여러 행보를 두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과 비슷하다'라고요. 이 대통령은 단체장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X를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있죠. 그래서일까요. 정 전 구청장은 과거 '순한 맛 이재명'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습니다.

SNS 글 대부분 직접 써

그렇다면 정 전 구청장, SNS 글을 모두 직접 쓰는 걸까요. 정 전 구청장 측은 "대부분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유독 SNS 담당자 채용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도 전했습니다. 특히 X는 바로 바로 반응이 오니 즐겨한다고요.

정 전 구청장은 X 뿐 아니라 다른 플랫폼들을 통해서도 소통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캐릭터 펭수의 인기가 한창일 때인 2019년엔 유튜브에 수제화로 유명한 성수동에 찾아오시라 댓글도 남겼습니다. 중고 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엔 공식 계정을 만들어 지역 민원을 직접 해결해드린다고 나서기도 했죠.

정 전 구청장과 오래 호흡을 맞춘 한 인사는 "소통에 유독 신경쓰다보니 식사 시간에도 중요한 얘기는 바로 실행에 옮기려 핸드폰에 적는 버릇이 있는데, 딴 짓 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조언을 드리기도 한다"는 후문을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SNS에서 칭찬하며 인지도가 더 높아진 정 전 구청장. 그의 캠프엔 같은 구청장 출신이자 현역 국회의원인 이해식·채현일 의원도 합류했습니다.

채 의원은 "활발한 소통으로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캐치하고, 3선 구청장을 하며 쌓은 일머리와 행정력이 정 전 구청장의 강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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