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동부유럽의 헝가리는 우리나라 못지 않게 정치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나라입니다.
정치판을 풍자하는 정당이 정식 정당으로 법원의 인정을 받았는데요.
이들이 정치인을 비꼬며 내건 황당 공약, 우리 정치인들에게도 들어맞지 않나 싶습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돈이 없어 고개를 가로 젓는 남성 앞에 맥주를 든 한 여성이 물 속에서 걸어나옵니다.
함께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표정을 짓는 두 사람. 헝가리의 한 정당이 '무료 맥주' 공약을 홍보하는 영상입니다.
이런 황당한 공약을 내건 정당의 이름은 '꼬리 두 개 달린 개'. 한 풍자벽화 화가가 제안해 정치인 풍자를 목적으로 창당됐는데,
새빨간 거짓말과 주 1일 근무 등 정치인들을 비꼬는 정강·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거짓과 부패가 만연한 헝가리 정치권을 겨냥한 겁니다.
[코바치 게르괴 / '꼬리 두 개 달린 개' 당수]
"이미 성공적인 시위를 하기도 했죠. 그땐 '(정치인들은) 아무 것도 하지 마라' '어제 했던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황당한 공약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통표지판을 이용해 빈부격차를 지적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권을 비판하는 등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당초 헝가리 법원이 당의 이름부터 너무 장난스럽다며 정당 등록을 거부당지만, 고등법원이 결정을 번복해 공식 등록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판결이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올해 지방선거에는 후보를 못내지만, 이들은 4년 뒤 선거에는 후보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안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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