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경작된 양귀비 (출처=뉴시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양귀비가 마약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재배했더라도 50주 미만이면 훈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전과자 양산을 억제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지난해 양귀비 밀경사범 1462명 중 89.5%(1308명)는 60대 이상이었습니다. 대부분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로, 양귀비를 의약품 대용이나 관상용으로 재배하던 노인들까지 입건해 전과자를 양산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지적을 감안해 재배한 양귀비 양이 50주 미만이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감경을 통해 훈방하기로 했습니다. 동종전과나 즉결심판 이력이 있더라도 50주 미만이면 형사입건하되, 마찬가지로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거쳐 즉결심판 처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50주 이상 재배하면 형사입건해 일반 사건으로 처리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경찰이 양귀비 밀경사범을 검찰에 넘기더라도 기소율은 극히 낮았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밀경사범 송치 사건 중 96.6%를 기소유예 처분했습니다. 대검찰청은 50주 미만이면 불입건, 50~99주는 기소유예, 100주 이상일 경우에만 기소하고 있는데, 경찰도 이런 기준을 인용하기로 한 겁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양귀비 단속시 훈방이나 즉심청구 절차가 정착될 수 있도록 강조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