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 정치부 홍지은 기자 나왔습니다.
Q1. 홍 기자,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번 주 헌재 변론으로 "판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면서요?
이번 주 탄핵 재판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위기였습니다.
검찰 조사와 국회에서 대통령을 궁지로 몰았던 주인공들이 모두 나오는 한 주였기 때문입니다.
그러잖아도 불리한 검찰의 공소장 공개로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또 한 번 더 몰릴 거란 관측이 많았는데, 막상 뚜껑 열어보니 당사자들 증언이 바뀌거나 흐려졌고, 변호인단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Q2. 실제로 판이 바뀐 게 맞아요?
검찰 공소장 내용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습니다.
'도끼'라는 키워드부터 보겠습니다.
검찰 공소장에는 대통령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다 끄집어내라" 이렇게 말했다고 돼있죠.
그런데 당사자인 곽 전 사령관, 탄핵심판에서는 "도끼는 기억에 없다, 지시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Q3. 공소장 내용과 다른 말을 한 거네요?
또 있습니다.
끄집어내라고 했다는 그 대상인데요.
검찰 공소장에는 "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라" 대통령이 곽 전 사령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 '의원'이 아니라 '인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을 지휘하는 707 단장도 '의원'을 끌어내란 지시는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Q4. 공소장 읽어보면 상당히 구체적인죠. "국회의원 150 명 안 되게 하라" 대통령이 그렇게 했다는 거에요.
말씀하신 150명 역시 공소장과 현장 진술이 갈렸습니다.
공소장에는 "의원이 150명 안 되도록 막아라"라는 진술들이 적혔지만, 헌재에 나온 당사자들은 숫자를 듣지 못했다거나, 전언처럼 진술했습니다.
대통령이 "2번이고 3번이고 계엄령을 선포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발언을 들은 당사자로 지목된 이진우 수방사령관은요 "제3자가 한 얘기가 제 기억에 없는 게 많다"며 부인하는 취지로 헌재에서 말했습니다.
Q5. "끌어내라"외에 "체포하라" 지시가 중요 포인트잖아요.
공소장에 '체포'라는 단어가 60번 넘게 등장합니다.
그런데 체포 명단을 불러준 인물로 지목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체포란 단어를 사용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체포 명단을 듣고 받아 적었다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메모가 있었죠.
그 메모 작성 과정의 발언도 미묘하게 달라져 헌법재판관이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Q6. 헌재 재판관들이 중요하죠.
대통령 측은 재판관들도 증인 진술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에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곽종근 / 전 특수전사령관 (어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
[정형식 / 헌법재판관 (어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
[곽종근 / 전 특수전사령관 (어제)]
밖으로 끄집어내라.
[정형식 / 헌법재판관 (어제)]
국회의원이라는 말은 안 했고.
[곽종근 / 전 특수전사령관 (어제)]
네. 거기엔 의원이라고는 제가 그렇게 안 썼습니다.
[정형식 / 헌법재판관 (어제)]
아니, 증인이 들은 이야기를 묻는 거예요. 자술서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Q7. 그래서 실제 판이 바뀐 거에요?
대통령 측은 다음 주엔 대통령에 유리한 증인들이 나온다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홍장원, 곽종근 등 불리한 증언을 다시 한 번 깰 기회로 보는 기류도 읽힙니다.
하지만, 판이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탄핵 사유로는 계엄 과정에서 제대로 국무회의 심의를 했는지, 포고령에 정치활동 금지를 적시한 게 내란 증거 아닌지 따져볼 대목이 더 많거든요.
지금까지 아는기자 홍지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