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미국과의 회담을 8시간 앞두고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대규모 드론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종전 협상을 앞두고 양측의 전선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장하얀 기자입니다.
[기자]
캄캄한 밤, 폭발음과 함께 주변이 환해지더니 고층 건물 사이로 시뻘건 불기둥이 치솟습니다.
현지시각 오늘 새벽 4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한 겁니다.
현재까지 최소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렌티나 갤로바 / 주민]
"소리가 끔찍했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려 2시간 넘게 진정이 안 됐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쿠르스크 등 10개 지역에 걸쳐 우크라이나 드론 33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는데, 이 중 모스크바에서 격추한 것만 91대라고 밝혔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이 진행 중인데 이를 8시간 앞두고 벌어진 겁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공격이 "2022년 2월 이후 모스크바에 대한 최대 규모 공격"이라고 전했습니다.
NHK 등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습의 의도가 종전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습이 먼저 휴전을 제안했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이어서 종전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습니다.
[마코 루비오 / 미국 국무장관(녹취)]
"우크라이나가 어떤 양보를 할 수 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루비오는 이어 2014년 이전의 위치로 되돌리기는 어렵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해야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영상편집: 정다은